英성공회, 성직자 반기독 극우정당 가입 금지

입력 2014-06-12 02:25
영국 성공회는 최근 주교 의회를 열고 성직자의 극우 정당 가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성직자 규율 수정안’을 결의했다. 수정안은 다음 달 총회에서 이견이 없는 한 통과돼 효력을 갖게 된다.

영국 성공회가 금지한 정당은 인종문제에 대해 과격한 입장을 갖고 있는 영국국민당(British National Party·BNP)과 국민전선당(National Front·NF)이다. 영국 성공회는 “두 당은 공약과 성명서에서 인종차별 색채를 명확하게 드러낸다”며 “이들의 가치관과 교회 가르침은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성직자가 그런 곳과 연관되는 것은 사역과 교회 평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BNP와 NF는 현재 하원의원이 없는 군소 정당이지만 영국 성공회가 이들 정당에 대한 성직자의 정치 활동을 직접적으로 제한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교회가 성직자 정당 가입 금지를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라며 “성직자들이 극우 정당에서 활동할 경우 성직을 박탈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BNP는 성공회의 수정안 결의에 대해 “교회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