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D-1] 월드컵 7대 징크스 이번에도 이어질까

입력 2014-06-12 02:32
월드컵은 84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본선 진출 팀이 꺼리는 징크스가 있는 반면 계속 유지되기를 바라는 공식도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주요한 7대 징크스가 유지될지 아니면 깨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도 월드컵 관전의 중요 포인트다.

①펠레의 저주

브라질의 펠레는 축구 황제라는 별명처럼 지금도 많은 축구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펠레가 우승팀을 예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느 나라도 펠레의 입에서 자국의 이름이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펠레가 우승팀으로 꼽은 팀은 우승은커녕 조별리그 탈락이나 토너먼트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 펠레는 우승후보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독일을 꼽았다. 세 국가는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2 한일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다. 펠레는 프랑스를 우승 후보로, 브라질은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프랑스는 예선탈락했고, 브라질은 우승을 차지했다. 펠레의 저주는 1966 잉글랜드월드컵부터 시작됐다. 당시 펠레는 “우리가 반드시 우승한다”고 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2패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 같은 전과(?)로 브라질 국민들은 자국을 우승후보로 꼽은 펠레에게 발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②직전 대회 4강팀 중 한 국가는 본선 진출 실패

1986 멕시코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던 프랑스는 다음 대회인 1990 이탈리아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이탈리아월드컵 4강 진출팀 중에서도 잉글랜드가 다음 대회인 1994 미국월드컵 본선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미국월드컵 4강 진출팀인 브라질, 이탈리아, 스웨덴, 불가리아 가운데 스웨덴이 다음 대회였던 1998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한일월드컵 3위팀인 터키도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아픔을 맛봤다.

③아르헨티나 징크스

조별리그를 통과해 토너먼트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팀은 다음 경기에서 반드시 패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카메룬이 첫 희생양이 된 후 4년 뒤 미국월드컵에선 루마니아가 저주를 받았다. 프랑스월드컵에선 네덜란드, 한일월드컵에선 잉글랜드, 독일과 남아공월드컵에선 독일이 이 징크스의 제물이 됐다.

④발롱도르의 저주

국제축구연맹(FIFA)이 수여하는 발롱도르는 한해 동안 가장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월드컵이 열리기 직전에 이 상을 받은 선수가 있는 팀은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는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1956년 이 상이 처음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월드컵 직전에 이 상을 받은 선수는 모두 14명이었다. 우승 고지는 아무도 밟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1973년 수상자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는 1974 서독월드컵에서 세 골을 넣으며 팀을 결승까지 올려놨지만 결승에서 서독에 1대 2로 패하면서 징크스의 희생자가 됐다. 1981년 칼 하인츠 루메니게(서독), 1997년 호나우두(브라질)도 발롱도르를 받았지만 다음 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안지 못했다.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2009년 발롱도르를 받은 선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였다. 하지만 메시는 남아공월드컵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고, 아르헨티나도 8강에서 독일에 0대 4로 참패를 당했다. 2013년 수상자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호날두도 메시의 전철을 밟을지 관심이다.

⑤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팀 징크스

월드컵 개막 1년 전에 해당 월드컵 개최국에서 열리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은 각 대륙 선수권 우승국이 출전하기 때문에 작은 월드컵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 대회 우승팀은 다음 해 열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2001년 우승팀은 프랑스였지만 정작 한일월드컵에서 우승컵은 브라질이 가져갔다. 2005년 우승팀은 브라질이었지만 정작 독일월드컵 우승컵은 이탈리아가 들어올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개최국 브라질은 강력한 우승후보다. 하지만 브라질은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⑥개최국은 조별리그 통과

기분 좋은 징크스도 있다. 개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한다는 공식이다. 남아공월드컵 직전까진 모든 대회에서 개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개최국 브라질이 우승후보인 만큼 기분 좋은 징크스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도 한일월드컵 이전까지 단 한차례도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했지만 홈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은 물론 4강 신화까지 썼다.

역대 월드컵 중에서 개최국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경우가 딱 한 번 있다.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A조에 포함됐지만 프랑스, 우루과이, 멕시코와 함께 묶여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⑦개최대륙 우승 공식

제3대륙을 제외하고 유럽과 남미에서 열린 월드컵의 경우 개최된 대륙에서 우승팀이 나온다는 징크스도 있다. 남미에서 월드컵이 열리면 남미팀이, 유럽에서 개최되면 유럽팀이 우승한다는 법칙이다. 지금까지 19번 개최된 월드컵에서 단 한차례만 제외하고 이 징크스는 이어지고 있다. 딱 한 번 예외는 1958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경우다. 당시 17세 소년 펠레가 혜성처럼 등장한 때도 이 대회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개최대륙 우승 징크스를 염두에 두고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후보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꼽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