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저비용항공사 에어아시아제스트가 운항 일정을 갑자기 바꿔 수만명의 승객이 피해를 입게 됐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인천과 세부·보라카이 등을 오가는 하반기 항공편 일정을 지난 3일 일괄 변경했다. 승객이 예약한 항공편의 출발 날짜와 시간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대부분 출국편은 늦춰지고 귀국편은 당겼다. 승객들로선 울며 겨자 먹기로 바뀐 일정을 받아들이거나 여행을 포기해야 한다. 이런 승객은 7∼9월에만 3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 측은 “승객 부족 때문에 2대였던 항공편을 1대로 줄여 하반기 일정을 조정했다”며 “변경 내용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승객에게 안내했다”고 밝혔다.
항공사에는 문의와 항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세부 등으로 가려던 예약자들은 다급한 마음에 필리핀 본사로 전화하거나 인천공항에 있는 한국지사 사무실까지 찾아가는 상황이다.
출국 1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운항 일정 변경을 승인한 국토교통부도 비난을 받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 경영상 필요하다는 요청을 무시하지 못했다”며 “마일리지 보상 등 승인 조건을 위반하면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예약 취소자에겐 전액을 환불하고 바뀐 일정으로 가는 승객에겐 항공 마일리지인 크레디트 포인트를 노선에 따라 80∼120달러씩 지급한다. 일정 변경 사실을 모르고 공항에 나온 승객에게는 다음 비행기를 탈 때까지 150달러 한도 내에서 숙박과 교통, 음식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수개월 전부터 계획한 여행을 망치게 된 승객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항공사 갑작스런 일정변경 예약 승객 수만명 날벼락
입력 2014-06-12 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