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나누는사람들 도움으로 각막 이식 수술받은 위장열씨… “교회 아이들 얼굴 보는 소원 이뤘어요”

입력 2014-06-16 02:09

서울 성동구 뚝섬로에 위치한 보리떡교회에 출석하는 위장열(29)씨는 어릴 적 사고로 오른쪽 눈을 잃었다. 왼쪽 눈 하나로 세상을 보았지만 왼쪽 눈 역시 상태가 안 좋았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졌고 급기야 지난해 초엔 손을 뻗었을 때 손가락이 몇 개인지 안 보일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그의 가시거리는 10㎝밖에 안 됐다.

결국 위씨는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 장기이식등록기관인 ㈔생명을나누는사람들 도움으로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다. 위씨의 사연은 수술 당시 본보에 보도되기도 했다(지난해 4월19일 29면 참조). 특이한 건 수술을 받은 뒤 벌어진 일이다. 그의 시력은 의학계 이목을 끌 정도로 확연히 좋아졌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에서 위씨를 만났다. 그는 “1년 전엔 시력 검사표에서 (시력 지표인) ‘0.1’ 옆의 문양만 보였는데 지금은 ‘0.3’ 문양까지 보인다”며 “병원 의료진들도 놀라워하고 있다. 하나님의 역사가 내게 이런 식으로 찾아올지 몰랐다”고 말했다.

“시력이 악화되는 걸 막는 데 초점을 맞춘 수술이었는데 되레 시력이 좋아지고 있는 거죠. 지난 1월엔 관련 학회에 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어요. 이런 일을 체험하니 제 가치관도 달라졌습니다. 무슨 일을 겪어도 감사함을 느끼고 어떤 문제가 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어요.”

위씨는 교회학교 간사로 사역하고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았을 때 그의 소망은 교회 아이들 얼굴을 직접 보는 것이었다. “목소리만 들을 땐 아이들을 다 구별했어요. 그런데 시력이 좋아지니 머릿속에서 생각한 이미지랑 목소리가 안 맞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애들 구분하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아이들 소리가 들리면 눈을 감을 때가 있어요. 목소리만 들으면 누군지 빨리 알 수 있거든요”

위씨의 꿈은 찬양사역자다. 어릴 때부터 간직한 장래희망이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찬양을 통해 사람들 마음의 문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력이 좋아지니 성격도 변한 거 같아요. 이전보다 훨씬 활발해졌어요. 앞이 잘 안 보일 때 항상 주님께 드린 기도가 있어요. ‘눈이 잘 보이게 되면 평생 주님의 일을 하겠다.’ 주님이 택하시면 어떤 자리에서건 은혜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이제야 실감하게 됐습니다.”

글=박지훈 기자·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