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웅식의 빛으로 치료하는 암] 레이저 빛에 예민한 광감작제 이용 암 조직 죽인다

입력 2014-06-17 02:52
안웅식 국제광역학학회 회장

레이저는 Light[광], Amplification[증폭], Stimulated[유도], Emission[방출] Radiation[방사(전자파)]의 의미이다. 이는 ‘유도방출에 의한 광증폭(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머리글자를 따온 말이다.

레이저 광의 생물학적 작용에는 ‘광열작용(Photothermal interaction)’, ‘빛작용(Light interaction)’, ‘광화학적 작용(Photochemical interaction)’, ‘광절제(Photoablation)’ 4가지가 있다.

‘광열작용’은 레이저광과 조직 사이의 상호작용 유형 중 열작용은 레이저광을 조직에 조사 시 조직 내에서 빛을 흡수해 열이 발생되고 그 열의 온도에 따른 조직의 변화를 초래하는 비특이성 반응이다. 열작용은 조직 내의 온도 변화에 따라 효소의 변성과 세포막의 변화, 응고, 기화, 탄화로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빛작용’은 열작용과 마찬가지로 레이저광의 생물학적 작용으로 생체자극 범주에 속한다. 빛작용에 의한 생체반응의 대표적인 예는 저출력 레이저치료(LLLT)이다. 레이저가 방출하는 많은 광자들 대부분은 피부의 진피와 표피의 여러 층에서 흡수되지만 일부는 피부에 침투하지 못한다. 레이저 광선을 흡수한 신체 세포들은 광에너지를 세포의 손상을 치유할 수 있는 화학적인 에너지로 전환시켜, 이를 손상된 부위의 치유 및 통증완화에 이용하게 되는데 이는 섬유모세포의 이동속도, 엔도르핀 생성, 미세혈액순환 등을 촉진시킨다. 저출력레이저에 의한 대표적인 생체촉진 효과는 항염증 효과, 면역억제 효과, 혈관확장, 혈액순환 촉진, 진통 효과, 항부종 효과, 상처치유 효과 등이다.

‘광화학적 작용’의 대표적인 예는 광역학 치료(Photodynamic therapy: PDT)와 광역학 진단 (photodynamic diagnosis: PDD)이다. 이것은 조직에서 레이저 빛이 조직 혹은 고분자물질과의 화학적 효과나 화학반응을 하는 실험적 관찰에서 착안됐다. 광역학 치료의 기본 원리는 체내의 풍부한 산소와 외부에서 공급되는 레이저와 레이저 빛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광감작제를 이용해 암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다.

광감작제를 환자에게 투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암조직에 정상 조직보다 많은 양의 광감작제가 축적되고, 광감작제에 맞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하면 정상조직에는 아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은 채 레이저가 조사된 암조직만을 특이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광역학 진단은 암조직에 축적된 광감작제의 형광을 이용하는데, 이러한 형광은 광감작제에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조사하면 발생된다. 원리는 광역학 치료와 같이 광감작제를 투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암조직에 광감작제 축적이 정상조직보다 많아진다. 이때 특정파장 레이저를 조사하면 암조직에만 형광이 나타나는 원리다. 이를 이용해 광감작제 종류에 따라 암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광절제’는 자외선과 같은 고 에너지를 흡수해 조직 내 유기고분자결합(organic polymer bond)의 분자 결합을 떨어지게 해 조직 괴사가 없이 조각을 분출시키는 현상이다. 조직 사이의 공유결합을 분리시키기에 충분한 빛 에너지가 빠른 시간 내에 조직의 특정 부위에 집중적으로 축적될 경우 빛을 흡수하는 흡수체의 온도가 임계점을 넘어 기화되면서 주위 조직이 튀어나오면서 절제된다. 빛 파장이 적외선 영역에 있는 경우 주된 흡수체는 물이므로, 물이 기화돼 기포를 형성하고 그 에너지가 주위 조직의 탄성한계를 넘어서면 조직의 광절제가 일어난다. 이때 폭발로 인한 반동압과 기포가 깨지면서 생기는 충격파로 인해 주위 조직에 추가적인 기계적 손상이 가해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안웅식 국제광역학학회 회장 <원광대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