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지혜와 순결

입력 2014-06-12 02:33

한국교회의 위기라 하는 요즘 크리스천에게는 뱀의 지혜와 비둘기의 순결이 요구됩니다.

지혜와 순결은 매우 소중한 은사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하셨습니다. 지혜는 판단력이나 결단력 그리고 추진력에서 나타납니다. 순결은 인격과 도덕성 그리고 가치관에서 드러납니다. 지혜와 순결은 반드시 겸비돼야 합니다. 지혜롭기만 하면 오만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순결하기만 하면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혜와 순결이 겸비된 삶은 매우 소중한 가치를 실현합니다.

그렇다면 지혜롭고 순결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요. 먼저 성공지향적인 삶을 지양해야 합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성공병’에 걸려 있습니다. 목회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많은 성도가 모이고, 큰 예배당을 갖고 있는 교회의 목회자들에겐 ‘성공자’라는 칭호가 붙습니다. 하지만 성경에는 성공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아브라함도 모세도 다윗도 바울도 성공자라고 묘사하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성공자로 사신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약속과 뜻을 이뤄 드린 성취자로 살았습니다. 마태복음 26장 39절을 보면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주님은 아버지의 뜻을 순종하여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구속사역을 성취하신 사역을 하신 것입니다. 성공은 극히 개인적인 개념이지만 성취는 공동체의 목적을 이루고 남의 유익을 구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을 이뤄 드리는 성취자로 살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이벤트성 신앙을 지양해야 합니다. 대형 축제에서는 수십만 발의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기도 합니다. 폭죽이 터지면서 펼쳐지는 불꽃은 장관을 이루지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나로호 위성발사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두 차례 발사 모두 궤도 진입에 실패했습니다. 나로호는 발사만 하려고 시작한 사업이 결코 아닙니다. 두 차례의 위성발사는 이벤트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세 번째 발사에서 보기 좋게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지금도 유유히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일회성 이벤트처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모범이 되는 흔적을 남겨야 합니다. 매년 교회는 많은 행사를 합니다. 대표적 행사로 부흥회가 있습니다. 뜨거운 예배가 있고 통회하는 회개와 헌신을 다짐하는 결심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흥회 이후 우리의 모습이 변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의미 없는 이벤트성 행사로 지나가 버립니다. 구원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웃을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삶이 지속돼야 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이벤트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구속사역을 성취하는 영원한 기념입니다. 교회는 행사나 예배가 단순 이벤트나 전시성 행사가 되지 않고, 목표를 이루어 기억에 남도록 해야 합니다.

매사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 결단해 하나님의 뜻을 성취합시다. 하나님께서 지혜를 부어 주실 것입니다. 주께서 십자가에서 보여 주신 사랑을 믿으며 삶 속에서 실천합시다. 주의 순결한 성도가 될 것입니다.

이용호 목사(서울 영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