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수상질주 “여름을 사냥한다”… 가평 북한강 무대 수상레포츠 열기 후끈

입력 2014-06-12 02:51
웨이크보드 마니아가 모터보트의 물살을 타고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면서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여성 수상스키어가 북한강 수면을 미끄러지면서 3m 높이의 물벽을 만들고 있다.
왼쪽부터 양날 노를 저어 강심을 미끄러지는 카약.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제트스키.
왼쪽부터 고속으로 수면을 질주하는 바나나보트. 물수제비를 뜨듯 공중으로 부양된 플라이피시.
초여름 무더위가 계속되자 경기도 가평의 북한강이 수상레포츠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청평댐에서 남이섬까지 약 20㎞ 구간은 강폭이 250∼500m로 넓은데다 수심이 깊고 물이 맑아 우리나라 최고의 수상레포츠 적지로 꼽힌다. 특히 청평호는 강폭이 1㎞를 넘어 모터보트 로프에 매달려 질주하는 스키어들이 경쟁적으로 하얀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가슴이 청량해진다.

가평은 전국 최대의 내륙 수상레포츠 도시다. 최근에는 리조트나 펜션을 겸한 수상레포츠 업체가 늘어나는데다 사륜구동 오토바이(ATV)와 서바이벌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아 종합 레포츠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수상레포츠의 꽃은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로 설원에서 즐기는 스키와 보드를 빼닮았다. 수상스키는 양 발이나 한 발에 스키를 신고 모터보트에 이끌려 물 위를 질주하는 레포츠. 체력 소모가 만만찮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에는 물보라로 인한 피부 마사지 효과가 커 여성 마니아들도 많이 늘었다.

초보자들은 두 발에 스키를 신는 투스키로 수상스키를 익힌 후 한 발에 스키를 신는 원스키로 옮겨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설원에서 스노보드를 타 본 경험이 있는 초보자들은 처음부터 원스키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균형감각이 잡혀 한나절만 배우면 물에 뜰 수 있기 때문이다.

균형감각이 탁월한 초보자의 경우 투스키는 하루만에, 원스키는 3일에서 한 달 만에 마스터가 가능하다. 그러나 수상스키는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일반인은 한 번에 10∼15분씩 하루 세 번 타되 한 번 타고나면 1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수상스키의 매력은 물살을 가르며 달리다 묘기를 선보이는 것. 좌우로 움직이며 부표를 피해 물살을 가르는 슬라롬스키의 경우 방향을 바꿀 때 일반인은 2∼3m, 선수는 4∼5m 높이의 물벽을 만든다. 하얗게 부서지는 물벽이 햇살에 젖어 무지개처럼 빛나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수상스키를 마스터하면 스릴 만점의 웨이크보드기 기다린다. 웨이크(Wake)는 배가 지나간 뒤에 생기는 물살을 뜻하는 말로 스노보드와 비슷하다. 웨이크보드는 두 발로 타는 수상스키에 비해 배우기가 어렵지만 스노보드 마니아의 경우 체계적인 지상훈련을 1∼2시간만 받으면 점핑이나 회전도 가능하다.

수상스키나 웨이크보드가 부담스럽다면 제트스키를 배워보는 것도 좋다. 굉음과 함께 시속 80∼90㎞로 질주하는 제트스키는 동체 바닥에서 물을 빨아들여 압축한 다음 세게 분출하는 방법으로 추진력을 얻는다. 조작법도 간단해 시동 후 출발, 직선 운전, S코스 운전, 급회전 돌기를 금세 배울 수 있다.

단순한 물놀이로 무더위를 날려버리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다양한 형태의 수상놀이기구를 이용하면 된다. 침대 모양의 플라이피시를 타고 강심을 나는 것도 스릴 만점. 모터보트에 끌려가는 플라이피시는 바람의 저항으로 돌수제비를 뜨듯 수면에서 날아오르기를 반복해 물 위를 나는 듯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극도의 스릴감을 맛보려면 땅콩보트를 타야 한다. 2명 혹은 4명이 땅콩처럼 생긴 둥그런 튜브를 타고 모터보트에 매달린 채 질주하는 수상레포츠로 몸이 수면과 맞닿아 체감 속도가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강심에서 즐기는 바나나보트는 파도를 타는 바다만큼 스릴은 없지만 고속으로 질주할 수 있어 짜릿하다.

최근에는 블롭점프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점프대에서 1∼3명이 거대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면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이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강물로 곤두박질치는 신종 수상레포츠다. 최근 CF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붐이 일고 있다.

국가대표 수상스키 코치이자 국제대회 심판인 박정수(한서대 해양스포츠학과) 교수는 “강에서 즐기는 수상레포츠는 구명조끼만 착용하면 어느 레포츠보다 안전하다”며 “강물은 차기 때문에 심장마비를 방지하려면 5분 정도 준비운동을 하고 입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평=글·사진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