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경북 울진의 한울 원전을 대체할 신한울 원전 건설사업의 올해 투자비가 대폭 삭감된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15일 올해 594억원으로 책정됐던 신한울 원전 투자비용을 428억원 줄이는 내용의 부채감축계획 수정안을 제출했다. 올해 집행될 투자비를 내년으로 넘겨 부채감축 목표액을 올린 것이다.
오는 9월 공공기관 중간평가에서 가점을 받기 위한 고육책이다. 기재부는 지난 4월 말 18개 부채중점관리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중간평가 지침을 만들었다. 전체 부채감축 예정액 중 오는 8월까지 25%를 조기 감축하면 가점을 주는 내용이다. 수정안 제출 전 한수원의 조기 부채 감축 규모는 23.6%였지만 수정안이 확정되면 25.6%로 올라간다. 기재부는 중간평가 결과 하위 30%에 해당하는 기관장을 해임 건의키로 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신이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 기관장 임기를 위해 투자를 미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한수원 관계자는 “인허가에 필수적인 지역 지원 사업이 늦어지면서 투자시기를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관장 임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선정수 기자
한수원의 꼼수
입력 2014-06-11 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