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 후보자는 누구… 30여년 기자 외길… 대통령에 직언 서슴지 않을 드문 인사

입력 2014-06-11 03:47
문창극(66) 차기 총리 후보자는 30년 넘게 기자 외길을 걸어온 보수 성향의 중견 언론인 출신이다. 안대희 전 후보자 낙마 이후 거론된 수많은 총리 예상후보에 전혀 이름이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언론계 외에는 알려진 인물이 아니다.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통과할 경우 첫 기자 출신 총리에 오르게 된다. 기자가 아닌 언론인으로는 1963∼1964년 최두선 8대 총리(동아일보 사장 출신), 1982년 김상협 16대 총리(동아일보 이사 경력), 2002년 매일경제신문 사장을 지낸 장대환 전 총리 후보자 등이 있다.

1948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문 후보자는 서울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75년 중앙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 기자로 출발해 1979년 정치부로 옮긴 뒤 정치부장까지 지내는 등 기자생활 대부분을 정치부에서 보냈다. 또 주워싱턴 특파원 및 미주총국장을 지냈고 논설위원과 논설실장, 논설주간, 주필, 대기자를 거치며 사설과 칼럼을 써왔다.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판한 적도 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4월 '박근혜 현상'이라는 칼럼을 통해 "행정수도를 고수한 것이나 영남 국제공항을 고집한 것은 나라 전체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썼다. 이어 "내게는 지역 이기주의를 고려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정면으로 꼬집었다. 심지어 "우리가 뽑지도 않았고 권한을 위임하지도 않았는데 권력이 한쪽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무게중심이 박 대통령 쪽으로 급속히 쏠리는 현상을 지적했다. 그래서인지 문 후보자가 정홍원 총리가 결코 행하지 못했던 박 대통령에 대한 직언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 후보자는 지난해 5월 '박정희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를 맡았다. 이 사업회는 당시 초대 이사장에 김기춘 비서실장을 선임했다. 김 실장은 이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자 이사장직을 사임했고, 2대 이사장에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올랐다. 김 실장은 박 대통령의 정치인 시절부터 후원그룹을 자처한 '7인회' 멤버이고, 손 전 총장은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창립 멤버였다. 문 후보자가 박 대통령의 핵심 인맥들과 이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셈이다.

문 후보자는 신문 칼럼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정치권 거물들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비판을 했다. 여기저기 눈치 보지 않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정치 성향은 보수적이었다. 항상 비판 수위는 보수 여당의 행태보다 진보 야당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더 높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는 "자연인으로선 가슴 아프고 안타깝지만 공인으로서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고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 직후에는 "수천억 비자금의 실체를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DJ가 사망해 안타깝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관훈클럽 총무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관악언론인회 회장 등 국내 언론인들의 각종 모임에서 굵직한 자리를 맡은 경력도 있다. 지난해 중앙일보 대기자(부사장 대우)를 끝으로 언론계 생활을 마무리했으며, 이후 고려대 미디어학부 석좌교수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초빙교수로 활동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온누리교회 장로직을 맡고 있다. 부인 채관숙씨와 사이에 3녀를 두고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