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여야 7·30 재보선 공천 전략은

입력 2014-06-11 03:37
7·30 재·보궐선거를 향한 여야 정치권의 물밑 움직임이 분주하다. 미니 총선급 재보선 결과에 향후 국정운영의 주도권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지면 그만큼 정치적 후폭풍도 크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공천을 둘러싼 집안싸움 정리가 최대 난제다. 새누리당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천하느냐, 새정치연합은 얼마나 파격적으로 공천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소 12곳이 확정된 이번 재보선은 절반이 수도권 싸움이다. 서울 1곳, 경기도 5곳이다. ‘알쏭달쏭’ 표심을 지닌 충청도에서도 2곳이 치러진다. 서울 동작을과 경기도 수원의 3곳은 여야 모두 사활이 걸린 승부처다. 당선 가능성 및 개혁성을 두루 갖춘 인물의 전략공천 여부도 승패를 좌우할 요소다.

새누리당은 친박·친이 가릴 것 없이 쟁쟁한 후보들이 물망에 올랐다.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황식 전 총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이혜훈·임태희 전 의원 등이다. 스타급 정치인들이 많아 공천룰 짜기가 복잡하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일할 기회를 힘들게 주셨다”며 “무조건 당선 가능성 위주로 인물을 선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천 잡음이 발생할 경우 해묵은 계파 갈등이 폭발할 수 있으니 최대한 잡음 없는 방식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이 전 수석의 출마 여부가 뜨거운 감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 전 수석이 출마할 경우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견제 기류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 공천에 안철수 공동대표의 정치적 명운이 달렸다. 지방선거에서 실패한 개혁 공천을 반복해서는 정치적 미래가 어둡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조용한 공천보다는 파격적인 공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대표는 국회 정론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이 재보선 공천 원칙을 묻자 “중진 의원분들은 이번 선거에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임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대답했다. 새 인물 공천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안철수의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 새정치에 맞는 젊은 인물들을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당내 반발 등 진통이 예상된다. 정동영·손학규·김두관 상임고문, 천정배·이계안 전 의원 등 거물들의 원내 복귀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선의 특성상 ‘올드보이 귀환’이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을 공천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에서 광주 전략공천으로 큰 내상을 입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도 전략공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라디오에서 “재보선에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도 태풍의 눈이다. 안 대표 측 인사는 물론 손 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 박지원 의원 측근들이 한판 붙을 기세다.

엄기영 하윤해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