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에 기자 출신 문창극… ‘국가 대개조’ 키잡은 깜짝 총리

입력 2014-06-11 03:42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서울 관악구 관악로 서울대 IBK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명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문 후보자는 “평생을 언론인으로 지내고 이제 후진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내려 했는데 갑자기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며 “기쁘기보다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기자 출신인 문창극(66) 서울대 초빙교수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국가 대개조’ 수준의 입체적 개혁을 위한 새로운 실험에 나선 것이다. 기존 공직사회의 관성적 폐단을 없애고, 정부조직은 물론 국가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문 후보자는 행정 경험이 전혀 없는 ‘보수 논객’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출범 2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굵직한 국정 어젠다를 수행할 추진력과 역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책임총리제’ 구현이라는 구상도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결국 ‘언론인 출신 총리 지명’이라는 박 대통령의 새로운 선택은 앞으로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야권은 문 후보자 지명을 ‘국민 분열 및 편가르기 인사’로 규정했다. 또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면서 인사청문 절차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자는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전한 대한민국, 행복한 대한민국, 나라의 기본을 다시 만드는 일에 미력이나마 여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처한 상황이 매우 어렵고 엄중한데 내가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며 “능력도 부족하고 지혜도 모자라고 국정 경험도 없는 정말 부족한 사람이지만 겸손하게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자는 소신 있고 강직한 언론인 출신”이라며 “냉철한 비판의식과 합리적인 대안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적폐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온 분”이라고 밝혔다. 총리 후보자 지명은 정홍원 총리가 사의를 밝힌 지난 4월 27일 이후 44일 만에 이뤄졌다.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이병기 주일 대사가 지명됐다. 민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과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청와대 의전수석 등을 역임하며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 왔으며 국내외 정보와 안보 상황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분”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총리 지명에 이어 중폭 이상의 내각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16∼21일 중앙아시아 순방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르면 이번 주 중 개각을 전격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