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와 함께 청소년 희망캠프를 진행한 ‘어나더찬스’의 박진용(44·사진) 대표는 “어른들이 아이들을 망가진 자물쇠 취급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자물쇠마다 열쇠가 다른데, 어른들은 한 가지 열쇠만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캠프가 끝난 뒤에도 아이들과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멘토 역할을 하고 있는 그를 지난 8일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가만히 들어주고 지지해주고 공감해주는 게 가장 빠른 열쇠”라고 강조했다.
-캠프 후 2주 동안 아이들을 지켜봤다. 캠프는 성과가 있었는가.
“고맙게도 아이들이 마음을 조금 열었다. 어렵게 열린 마음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강사들과 노력 중이다. 공부가 필요한 아이는 공부를 도와주고, 학교 밖에서 꿈을 찾으려는 아이는 안전하게 경험을 쌓도록 맞춤형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교사나 학부모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캠프 성과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캠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다만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자신이 변화를 원한다는 점을 인식했다. 그 점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어른들이 그 계기를 만들어줘야 할 차례다.”
-아이들을 자물쇠에 비유했다.
“민희가 심청전을 얘기하며 ‘심청은 바람피우는 나쁜 여자고 나중에는 애인을 죽였다’고 했을 때 기성세대에 대한 분노와 실망을 봤다. 아이들마다 가진 마음의 상처와 고통은 저마다 다르다. 가정폭력, 결손가정, 자살시도…. 다들 만만치 않은 사연과 상처를 안고 있다. 그래서 마음에 채워놓은 자물쇠도 다른 모양이다. 아이들 얘기에 귀 기울이며 맞춤형으로 열쇠를 만들어야 한다. 섣불리 아무거나 밀어넣으면 입구가 상해버린다.”
-향후 캠프는 어떻게 운영하나.
“앞으로는 아이들 성향에 따른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활동성향이 강한 아이들에게는 야외 활동을 위주로, 내성적인 아이들에게는 실내에서 편하게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생각이다. 도전적인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래프팅이나 ‘비박’(텐트 없는 야영) 등도 좋아할 것 같다.”
이도경 기자
[국민일보 청소년 희망 캠프-어나더 찬스] 캠프 총괄한 ‘어나더찬스’ 박진용 대표 인터뷰
입력 2014-06-11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