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이 자국 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대폭 확대 설치한다. 우리 정부는 필리핀에 이를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8일 경찰청 연수 참여차 입국한 레나토 굼반(54) 필리핀 경찰청 납치전담수사국장은 10일 “현재 필리핀 경찰청에만 있는 코리안 데스크를 올해 안에 세부와 보라카이 등 10곳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리안 데스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과 납치 등 각종 범죄가 잇따르면서 필리핀 경찰이 설치한 조직이다. 우리나라 경찰청 소속 경감 1명이 파견돼 현지 경찰들과 함께 근무 중이다. 필리핀 경찰은 코리안 데스크에 한국어를 잘하는 경찰관을 배치하고 우리 경찰에 인력 추가 파견도 요청키로 했다.
정부는 코리안 데스크에 대한 인력 파견 및 예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리안 데스크가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차량 유지비와 수사비 등 일정 예산이 필요해 기획재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10만명을 넘어섰다. 평균 방문객 수도 연간 100만명을 웃돈다. 지난해에만 한국인 12명이 피살됐고 올해도 벌써 8명이 목숨을 잃는 등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헬렌 델라 크루스(41·여) 필리핀 경찰청 코리안 데스크장은 “필리핀 공항에 안전한 택시 정보 등을 제공하는 한국인용 핸드북이 배치돼 있다”며 “핸드북에 적힌 번호로 전화해 자신이 탄 택시 차량번호 등을 알려주면 범죄 발생 시 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필리핀, 한국인 대상 범죄 전담 경찰 확대
입력 2014-06-11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