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12일)’을 앞두고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한국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월드비전은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 유니세프와 함께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모두를 위한 경제성장과 아동인권: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한국의 역할모색’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엔 이일형 G20국제협력대사 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비롯한 정·관계, 시민단체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은 환영사에서 “ILO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 세계에 약 8500만명의 어린이들이 신체·정서적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인 해를 입는 ‘가장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에 동원됐다”며 “아동노동은 어린이 개인의 삶을 넘어 세계 경제의 건전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조원이 넘는 공적개발원조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도 이제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역할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권리와 아동노동’을 주제로 발제한 토무 호주미 유니세프 네팔 국가사무소 대표는 아동노동이 어린이의 신체·인지·행동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아동 열 명 중 한 명이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다”며 “ 2006년 아동폭력에 관한 유엔 연구에 따르면 아동이 폭력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여러 상황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것이 노동현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동노동은 교육의 큰 걸림돌로 작용해 아동의 학교 출석과 학업을 저해할 뿐 아니라 빈곤의 대물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포럼에선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 또한 아동노동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질타도 나왔다. ‘아동노동 근절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역할’을 발제한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대우텍스타일과 조폐공사가 우즈베키스탄 아동강제노동에 연루된 것에 대해 2011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우려를 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세계 8500만 어린이 과도한 노동에 혹사
입력 2014-06-11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