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으로 가동이 중단된 경북 울진의 한울 원전을 대체할 신한울 원전 건설사업의 올해 투자비가 대폭 삭감된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15일 올해 594억원으로 책정됐던 신한울 원전 투자비용을 166억원으로 428억원 줄이는 내용을 담은 부채감축계획 수정안을 제출했다. 올해 집행될 투자비를 내년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부채감축 목표액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는 오는 9월 공공기관 중간평가에서 가점을 받기 위한 한수원의 고육책이다. 기재부는 지난 4월 말 18개 부채중점관리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중간평가 지침을 만들었다. 2017년까지 줄이기로 한 전체 부채감축 예정액 중 올 8월까지 25%를 조기 감축하면 중간평가에서 가점을 준다는 내용이다. 한수원은 신한울 원전 투자비를 줄이는 내용의 올해 수정안을 제출하기 전까지 전체 부채감축액 대비 올해 예정액 비율이 23.6%로 25%를 넘지 못했다. 이 수정안이 확정되면 25.6%로 올라간다. 기재부는 중간평가 결과 하위 30%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장을 해임 건의키로 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조석 한수원 사장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신이다. 국민안전과 직결되는 사업이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 기관장의 임기를 위해 뒤로 밀린 셈이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한수원의 꼼수… “빚 줄여 관피아 임기 늘리자” 신한울 원전 건설비 팍 깎아
입력 2014-06-11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