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톈진 160㎞ ‘징진운하’ 만든다

입력 2014-06-11 02:50

중국이 수도 베이징(北京)과 수도권 공업도시 톈진(天津)을 잇는 ‘징진(京津)운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시 사회과학원은 9일 ‘베이징 경제·사회발전보고’ 등을 담은 ‘2013∼2014 베이징 청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거리 160㎞에 달하는 징진운하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서는 베이징의 인구, 교육, 교통, 환경 문제뿐 아니라 소위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성) 일체화 발전’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내용도 담았다.

사회과학원은 “베이징은 징진운하 건설을 통해 비로소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다로 연결되는 통로가 없는 데다 물이 항상 부족한 현재 상황으로는 국제도시 대열에 들어서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보하이(渤海)만 바닷물을 새로 건설되는 운하에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징진운하는 육지와 바다를 잇는 만큼 정식 명칭이 ‘징진육해(陸海)운하’다.

이 운하는 베이징 퉁저우구 쑹좡과 허베이성 샹허, 톈진 바오디구 다커우툰을 거쳐 톈진 빈하이신구의 차이자푸 해안으로 연결된다. 운하 폭은 1㎞에 달한다. 화물을 가득 실었을 때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인 만재 흘수선이 30m가 되도록 설계된다. 이 경우 30만t급 선박이 운항할 수 있게 된다.

청서가 강조한 징진운하 건설의 필요성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운하로 끌어들인 바닷물을 담수화함으로써 베이징과 주변 지역의 만성적인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시로서는 보하이만 바닷물 담수화를 통해 수자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앞으로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둘째 물길이 새로 생기면 베이징과 톈진 일대의 악명 높은 스모그를 감소시키는 데에도 기여하게 된다. 운하로 인해 주변 공기의 습도가 높아지면 초미세먼지의 이동이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물길이대기 순환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강조됐다.

셋째로는 베이징이 직접 바다로 나가는 길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이는 베이징뿐 아니라 주변지역에도 해운산업이 발전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된다. 넷째로는 해양경제권 구축이다. 베이징이 징진운하 건설을 통해 ‘네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과학원은 “베이징은 운하가 건설되더라도 완벽한 연해도시가 될 수는 없지만 폭 1㎞의 징진운하를 통해 ‘준연해도시’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국무원 환경보호부 관계자는 “보하이만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오면 주변 토지에 염분이 스며들어 작물을 재배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보하이만 바닷물은 오염이 심하기로 유명해 이 물이 베이징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