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 ‘비 더 레전드(Be the Legend)’라는 이벤트가 있습니다. 경기당 1명씩 안타 칠 선수를 골라 40번 연속으로 맞히면 상금 4억원을 줍니다. 10명이든 100명이든 균등하게 나눠 지급됩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주최하는 것으로 KBO 공식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야구 관계자를 제외하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벤트가 시작되자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팬들은 “프로야구를 좀 더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다”며 반겼습니다. 앱 커뮤니티에는 오늘은 누구를 선택할지에 대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하루에 열리는 4경기 중 1경기에 선수 1명을 선택해서 40번을 연속으로 맞추는 건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렵습니다. 안타는 타자의 능력 말고도 상대의 호수비 등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모션을 바라보는 팬들의 눈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올 시즌 유난히 심한 ‘타고투저’ 현상입니다.
10일 현재 리그 내 3할 타자가 35명입니다. 타율 4할3푼2리로 1위인 SK 이재원은 앞으로 81타수 연속 무안타에 머물러도 3할입니다. 팀 타율 1위인 두산이 3할1푼이고, 최하위 LG가 2할7푼8리입니다. 지난 시즌 팀 타율 1위(두산)가 2할8푼9리였습니다.
게다가 한 팀이 10점 이상 득점한 경기가 70번, 15점 이상이 20번입니다. 한 시즌에 한두 번 볼 수 있는 20점 이상 경기가 무려 6번 나왔습니다. 투수들은 울상입니다. 팀 평균자책점 3점대가 없습니다. 1위 삼성이 4.05, 최하위 KIA가 6.16입니다.
화끈한 타격은 즐겁습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합니다. 전반기도 안 끝났는데 비 더 레전드에서 이미 30번을 넘게 맞춘 팬도 있습니다. 20번 넘게 맞춘 경우는 흔합니다. 프로야구가 ‘동네야구’처럼 되니 팬을 위한 이벤트마저 시시해졌습니다. 나쁘다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프로야구다운 변화가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김동필 인턴기자
[친절한 쿡기자] “40번 연속 안타 맞추면 4억” 2014년 타격 풍년에 빛 바랜 이벤트
입력 2014-06-11 02:15 수정 2014-06-11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