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씬의 대표 아이콘이자 많은 청춘들을 위로해줬던 2000년대 대표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이 밴드의 작사·작곡, 프로듀싱과 보컬로 활동해온 멤버 윤덕원이 홀로서기에 나선다.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언제나 4명이 함께하다가 혼자 서니 부담감이 만만찮다”며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여서 설레기도 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8월 발매될 솔로 데뷔 앨범의 선공개곡 ‘흐린 길’과 ‘갈림길’ 등 두 곡이 먼저 발표됐다. ‘흐린 길’은 ‘더 클래식’의 박용준이 편곡과 건반 연주를 맡았고 함춘호가 기타를, 신석철이 드럼을, 민재현이 베이스를 연주하는 등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했다.
“밴드 활동을 하면서 멤버들끼리 지지고 볶았던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어요. 함께여서 숨을 수 있었다면 이젠 제가 다 책임져야 하니까요. 선배 뮤지션과 작업하면서 배우는 게 아주 많았던 건 감사한 기억이죠.”
담담했던 윤덕원의 목소리는 더 섬세하게 표현됐다. 그간 편곡 작업과 프로듀싱 작업까지 직접 해냈다면 이번엔 목소리에 보다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보컬 준비를 많이 하고 작업할 수 있어서 자신감도 조금 생겼다”고 말했다.
‘흐린 길’은 지난달 일부 팬들에게 먼저 공개했다. 2000장 정도 편지 형태의 초대장을 만들고 신청한 팬들의 집으로 우편물을 보냈다. 편지 안에는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적었다. 미국 유럽 등 해외 팬들에게까지 우편물 발송 작업을 하느라 200만원 이상의 배송비가 들었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그가 ‘브로콜리 너마저’로 활동을 시작한 지는 올해로 10년째다. 이런 그가 다시 ‘신인가수 윤덕원’이라는 이름표를 걸고 대중 앞에 선 것은 큰 도전이었다. “과거보다는 앞으로 있을 일들에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커요. 다음을 생각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게 좋네요(웃음).”
윤덕원의 첫 정규 앨범에는 두 사람의 시작과 헤어짐의 과정, 이별 후 이야기 등이 한 감정선 안에서 아홉 곡에 나뉘어 펼쳐지게 된다. 그는 “한 장면 한 장면 클로즈업을 하는 느낌으로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신인가수(?)답게 앞으로의 소망도 꺼냈다. “전자 음악을 해보고 싶고요. 재밌는 것들, 제가 직접 하지 않더라도 즐거운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어요. 꾸준히 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만들어내고 싶어요. 8분음표가 만드는 멜로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것이 꿈이에요.”
김미나 기자
10년된 밴드 ‘브로콜리 너마저’ 윤덕원, 솔로 앨범 발매
입력 2014-06-11 0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