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사나이’가 군대 미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출연자들이 진지구축 훈련장에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자 인터넷에서 “말도 안 되는 장면”이라는 반응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진짜사나이 출연자들은 8일 방송에서 12㎏짜리 흙벽돌을 운반하며 “군생활 최대 시련”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눈에는 엄살로 보였나봅니다.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이 군대를 지나치게 미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한 네티즌은 “24인용 텐트에 거울과 매트리스 침대가 있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모포를 깔고 돌베개를 베고 잔 자신의 훈련 경험과는 너무나 다르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는 또 ‘1인 1식판’ ‘온수 샤워’ ‘강도 약한 작업량’을 거론하며 방송이 실제와는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남성 네티즌들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온수로 샤워한 장면이 문제가 됐습니다. 최전방에서 복무했다는 네티즌은 “도대체 어느 부대에서 훈련 나간 병사가 온수 샤워를 하느냐”며 “1월 혹한기에도 5일 동안 씻지 못하고 물 화장지로 위장크림을 벗기는 게 전부였다”고 했습니다. “군필자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어쩔 건가” “가짜사나이 아직도 하네” “혹시 북한에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닐까”라는 날 선 반응도 잇따랐습니다.
사실 예전과 달리 요즘에는 온수 샤워를 지원하기도 한답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혹한기 훈련과 별개로 진지구축 작업 및 유격훈련 시에는 화생방 차량을 투입해 온수 샤워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넷에서 군대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논란거리입니다. 남녀 성 대결로 치닫는 걸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남성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2년의 시간을 군대에서 허비했다는 생각에 보상심리가 앞서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을 두고 “쓸데없는 ‘군부심’(군대를 다녀왔다는 것을 내세우는 남성들의 자부심)을 부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그런데 진짜사나이가 구설에 자주 오르는 걸 보면 아무래도 ‘군부심’을 지키고 싶은 남성들이 더 많나봅니다. 이들은 “철저한 명령체계로 움직이는 군대를 TV 예능 프로그램의 무대로 삼은 것 자체가 문제”라며 나름의 이유를 댑니다. 리얼과 예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진짜사나이. 남성 시청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배려해 ‘이 프로그램은 실제와는 다를 수 있다’라는 문구를 넣는 건 어떨까요.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친절한 쿡기자] “진짜 사나이? 가짜 사나이”
입력 2014-06-10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