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37)가 9일 ‘젠틀맨’ 이후 1년2개월 만에 세계 팬들 앞에 섰다. 미국 힙합 대부 스눕독과 함께한 신곡 ‘행오버(HANGOVER)’를 들고서다. 숙취를 뜻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나라 음주문화가 노래 전반을 관통하는 코드로 사용됐다. 가사는 대부분 영어로 구성됐다. 그러면서도 추임새와 국악기를 사용해 한국적 색깔을 선보였다.
‘행오버’는 비트가 있는 힙합 스타일 곡으로 ‘행오버 행오버’라고 반복되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곡 중간 장구, 꽹과리, 태평소 등 국악기 음색도 들린다. 영어 부분은 ‘술잔이 비었으니 더 부어줘’ ‘나는 취했어’ 등 코믹한 가사가 주를 이룬다. 중간 중간 ‘꾀꼬리 못 찾겠어’ ‘안 예쁘면 예쁠 때까지’ ‘받으시오’ 등 한국어 추임새도 포함됐다.
이날 오전(한국시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싸이 특유의 B급 코믹 요소를 한껏 담았다. 싸이는 스눕독과 편의점에서 숙취 음료와 컵라면을 먹고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만들어 ‘러브 샷’을 한다. 인천 월미도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 사우나와 노래방, 당구장 등에서 춤을 추며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등 전형적인 한국 술 문화가 그려진다.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26)과 투애니원의 씨엘(본명 이채린·23)이 카메오로 깜짝 출연해 발랄한 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공개 14시간 만에 500만건의 조회수를 넘어서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곡을 아이튠즈를 통해 독점 공개하면서 해외 프로모션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는 등 세계 시장 겨냥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루 종일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등장할 만큼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곡은 싸이와 스눕독이 공동 작사, ‘강남스타일’ ‘젠틀맨’을 작업한 싸이와 유건형이 공동 작곡했다. 조성모 이효리 백지영 등과 작업했던 차은택 감독이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다.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엔 올여름 ‘대디(DADDY)’를 타이틀곡으로 하는 새 앨범이 발표된다는 홍보도 곁들였다.
한국의 술 문화를 과장시켜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있다. B급 코드로 그간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을 성공리에 세계에 알린 싸이의 장점이 잘 표현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세환 소니뮤직코리아 차장은 “힙합 1세대 스눕독과 함께 작업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잘 드러냈다. ‘젠틀맨’의 인기를 무난하게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윤 대중음악평론가는 “유행하는 음악 스타일이긴 하지만 스눕독 파트가 너무 많아 싸이가 묻히는 느낌이 든다”며 “다수의 대중이 좋아하기보다 힙합팬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싸이 ‘행오버’ 11시간 만에 360만건 조회
입력 2014-06-10 04:46 수정 2014-06-10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