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식은 삼바 등 브라질 전통문화의 향연이 될 전망이다. 개막식은 오는 1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첫 경기에 앞서 열린다. 개막식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삼바를 비롯해 프레보(작은 우산을 들고 추는 춤) 등 전통춤과 카포에라 등 전통무예로 수놓아질 예정이다. 브라질의 전통춤과 전통무예는 임팩트 강한 음악과 격렬한 움직임이 특징이다.
월드컵 개막식은 자국의 역사와 위상을 뽐내는 일반적인 올림픽 개막식과 달리 정치적 색채가 짙지 않다. 대신 축구를 통해 전 세계가 하나되어 즐기는 것을 강조하는 편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개막식 역시 화려하고 정열적인 삼바 카니발을 축구장으로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월드컵 개·폐막식의 예술감독은 세계적인 공연 기업 ‘태양의 서커스’의 간판 연출가였던 프랑코 드라고네다. 이탈리아 출신인 드라고네는 국내에서도 공연된 태양의 서커스 ‘퀴담’ ‘알레그리아’를 비롯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최고의 인기 상설 공연인 ‘르 레브’ ‘O’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태양의 서커스는 전통적인 서커스에 음악, 무용 및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 등을 더해 예술적인 서커스로 변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태양의 서커스에서 연출을 맡았던 인물들은 스펙터클하면서도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검증받은 셈이어서 최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의 개·폐막식 연출가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드라고네 역시 200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컵 개막식 연출을 맡기도 했다.
또 브라질월드컵 개막식에서는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10대 소년이 로봇 의족으로 시축을 할 예정이어서 과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머리에 쓴 헬멧 모양의 감지기에서 뇌파를 전하면 옷처럼 입은 로봇 의족이 움직이는 원리로 개막식 당일 처음 공개된다. 마치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국제적인 연구진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개막식에서는 브라질 출신 및 라틴 혈통의 세계적 팝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이 콘서트에선 브라질월드컵의 공식 주제가인 ‘우리는 하나다(We Are One, Ole Ola)’를 비롯해 공식 앨범 ‘하나의 사랑, 하나의 리듬(One Love, One Rhythm)’에 실린 노래들이 불려진다. 14곡이 실린 이 앨범은 세계적 팝스타들과 브라질 뮤지션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뤄졌다.
다만 쿠바 출신 미국 래퍼 핏불이 작곡과 랩을 맡고 미국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 및 브라질 출신의 클라우디아 레이테가 피처링을 담당한 공식 주제가 ‘우리는 하나다’가 브라질에서 인기를 얻지 못해 우려를 사고 있다. 노래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지만 브라질 현지에서는 삼바나 보사노바 선율을 느낄 수 없는 ‘미국식 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신 ‘하나의 사랑, 하나의 리듬’에 포함된 콜롬비아 출신 팝스타 샤키라의 ‘라라라(Lalala)’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공식 주제곡인 ‘와카와카(Wakawaka)’를 부른 샤키라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의 부인이다. 특히 ‘라라라’의 뮤직 비디오에는 리오넬 메시, 네이마르 다 시우바, 세르히오 아게로, 라다멜 팔카오,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 세계적 축구 스타들이 카메오로 등장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브라질월드컵 D-3] 삼바춤으로 여는 ‘축구 카니발’… 프레보·카포에라 등 전통춤·무예 공연
입력 2014-06-10 0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