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입원 한달 “완만한 회복단계”

입력 2014-06-10 02:36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 11일로 한 달째다. 재계 안팎의 최대 관심사는 이 회장의 현재 건강 상태다.

의료진이 이 회장 병세에 대해 소견을 밝힌 것은 지난달 25일이 마지막이다. 당시 의료진은 “혼수상태에서 회복됐고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 이런 신경학적 소견으로 보아 향후 인지기능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의료진은 특별하게 병세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이 회장이 지난달 19일 일반병실(VIP 병동)로 옮긴 뒤 완만한 회복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인지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심장, 폐 등 장기기능은 정상적이고, 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입원한 한 달 동안 삼성그룹은 경영이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굵직굵직한 이슈를 꺼내들었다.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1분기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삼성에버랜드 상장은 경영권 승계, 그룹 지배구조 개편 등과 맞물려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온다. 다만 금산분리 법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7.2%) 매각 부담 등으로 현재의 순환출자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7년을 끌어온 반도체사업장 백혈병 피해 문제도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의 시스템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며 “삼성은 이미 계열사·사업부문별로 독립성이 강한 데다 방대한 조직 곳곳에 전문경영 인력이 포진해 있어 안팎의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