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금품을 받고 ‘카드깡’ 업자의 불법 영업을 눈감아준 세무공무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9일 업자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수백억원대 탈세를 방조한 혐의(뇌물수수 등)로 7급 최모(40)씨 등 세무공무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뇌물을 지급하고 허위로 카드가맹점을 운영한 카드깡 업자 정모(44)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 등은 2011∼2012년 서울 금천세무서와 서초세무서 등에서 근무하며 대규모 카드깡 조직으로부터 각각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고 허위 카드가맹점 개설 및 탈세 등 불법 행위를 눈감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이들의 비호 아래 현장 조사나 고발 조치 없이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300여개에 달하는 위장 가맹점을 만들어 수천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최소 200억∼300억원을 탈세했다. 경찰 관계자는 “세무서는 부당 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가맹점 실사를 한 뒤 고발 조치를 해야 하지만 해당 세무공무원들은 이를 모두 무마해 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입건된 세무공무원 3명 외에도 연루된 공무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수백억대 ‘카드깡’ 탈세 눈 감아준 세무공무원들
입력 2014-06-10 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