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월드컵 유치를 위해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결선 투표 때 이면합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신문 선데이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카타르의 모하메드 빈 함맘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아시아권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을 상대로 이면합의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함맘 전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22명이 참여하는 결선 투표 승리를 위해 투표권이 있는 한국과 일본을 주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함맘 전 회장은 아시아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초반투표에서 탈락한 나라가 FIFA 금지 규정을 어기고 다른 나라에 지지표를 몰아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당시 월드컵 개최국 투표권을 가진 한국과 일본의 FIFA 집행위원은 당시 AFC 부회장이던 정 명예회장과 오구라 준지 당시 일본축구협회장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이에 정 명예회장은 2010년 6월 아시아 유치 신청국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제휴방안을 타진했고, 같은 해 8월에는 함맘 전 회장을 따로 만나 이 문제를 협의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앞서 함맘 전 회장은 AFC 회장 선거 갈등으로 사이가 벌어진 정 명예회장을 2009년 10월 말레이시아로 초청해 극진히 대접하는 등 관계 개선을 모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함맘 전 회장의 측근이 AFC 관계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정 명예회장에게 비용에 관계없이 샹그릴라 호텔의 최고급 객실과 최고급 차량을 제공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소개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에 대한 답례로 2010년 2월 함맘 전 회장의 청와대 방문 등을 주선했다고 선데이타임스는 밝혔다.
카타르 월드컵 유치 비리 의혹에 아르헨티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도 한몫 거들었다. 마라도나는 아부다비 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FIFA 내에 엄청난 뇌물이 오가고 있다”며 “이 사태의 배후에 있는 자들과 2022년 월드컵을 카타르에 준 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FIFA의 주요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와 비자카드, 소니 등이 2022 카타르월드컵 축구대회 유치비리 의혹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AP통신은 FIFA의 가장 오랜 후원사 중 하나인 아디다스가 카타르 월드컵 비리 의혹에 대한 성명을 냈다고 전했다. 아디다스는 “현재 FIFA를 둘러싼 부정적인 논란은 축구와 FIFA, 후원사 모두에 좋지 않다”며 “이 문제가 (FIFA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지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비자카드도 성명을 통해 “FIFA가 내부조사 결과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모규엽 기자
[브라질월드컵 D-3] 선데이타임스 “카타르 월드컵 유치 위해 韓·日 공략”
입력 2014-06-10 0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