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야심작 G3의 초반 돌풍이 심상치 않다. 국내 출시 5일 만에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삼성전자 갤럭시S5보다 빠른 속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 IT전문매체 엔가젯은 “지금까지 LG전자가 만든 스마트폰 중에 최고”라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나온 LG전자 스마트폰 중 이렇게 관심을 받았던 제품은 없었다. 일주일간 G3를 써보니 인기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
◇빠르고, 편하고, 잘 찍히는 카메라=LG전자는 G3의 슬로건을 ‘단순한 것이 새로운 스마트(Simple is the new smart)’로 정했다. 입이 떡 벌어지게 좋은 하드웨어 사양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사용할 때는 뛰어난 성능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이런 LG전자의 철학은 카메라에 가장 잘 녹아 있다. G3는 스마트폰 최초로 레이저로 초점을 잡는 ‘레이저 오토 포커스’를 탑재했다. 카메라 기능을 작동시키면 레이저가 발사돼 피사체까지 거리를 빠르게 측정한다. 눈을 한 번 깜빡하는 시간이면 초점을 잡았다. 어두운 곳에서도 초점 잡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G3에는 손떨림 보정 기능(OIS)을 강화한 OIS플러스가 탑재됐다. G2보다 손떨림을 20% 더 보정했다. 다른 스마트폰은 빛이 부족한 곳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최대한 손이 떨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안 그러면 사진이 흔들려 선명하지 않은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반면 G3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촬영을 해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여성 사용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셀피’ 기능도 매력적이다. 화면을 보고 손바닥을 폈다가 주먹을 쥐면 3초 후에 사진이 찍힌다. 촬영 버튼 때문에 셀피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어려움을 가장 편리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전면 카메라 렌즈와 센서도 업그레이드 해 화질도 만족스럽다.
한때 카메라 성능이 가장 뒤처진다는 비판을 받았던 LG전자였지만 G3는 가장 뛰어난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꽉 찬 화면, 높아진 해상도=G3를 대표하는 특징은 QHD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다. HD(1280×720)보다 4배 높은 해상도로, 화면밀도가 538ppi에 달한다. 높은 해상도는 카메라와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같은 사진을 두고 풀HD 해상도 스마트폰과 G3를 동시에 보면 G3쪽이 ‘디테일’이 더 살아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화면을 통해 뭔가를 보기 때문에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G3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 감상을 제외하면 육안으로 풀HD와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인터넷을 하거나, 앱을 구동시킬 때는 “QHD가 풀HD보다 선명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일부 앱은 아직 QHD에 최적화되지 않아 엉뚱하게 화면이 나타나기도 했다.
G3의 화면 크기는 5.5인치로 지난해 출시한 ‘패블릿’ G프로와 같다. 하지만 LG전자는 G3를 패블릿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화면은 크지만 제품 크기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유지했기 때문이다. G3에서 화면이 차지하는 비율은 76.4%에 달한다. 스마트폰 앞면은 거의 화면인 셈이다.
실제로 G3를 손에 쥐어보면 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갤럭시S5나 아이언2 등 경쟁사의 5인치대 제품과 비슷한 크기였다. G3는 뒷면을 곡면으로 처리해 손에 감기는 느낌도 좋다. G3는 G2처럼 전원, 볼륨 버튼을 뒷면에 배치했다. 전작보다 버튼의 배치와 촉감이 개선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LG전자는 G3의 아이콘과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를 변경했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단순하고 깔끔한 형태로 간결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LG전자 야심작 G3 써보니… 심플하다, 똑똑하다
입력 2014-06-11 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