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인 지난 7일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는 큰 홍역을 치렀다. 수천명의 동성애자들이 행사를 가지면서 이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 등과 충돌, 부상자가 발생했고 부근 교통은 혼잡을 빚었다. 행사는 동성애 단체들이 성 소수자를 위해 마련한 퀴어(동성애자)문화축제로, 주최 측은 “한국의 성 소수자에게 응원과 지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행사는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성경과 우리 헌법이 각각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하거나 동성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행사 시기, 장소, 내용 등 모든 면에서 부적절했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슬픔이 여전한 가운데 반나체로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며 동성애를 부추겼다는 것은 국민 정서와 너무나 어긋난 것이다. 연세대와 서강대, 이화여대가 밀집된 대학가를 장소로 택했다는 점도 지적받아 마땅하다. 이곳은 주말이면 중·고·대학생 등 청소년들이 몰리는 곳이다. 낯선 문화에 호기심을 갖기 쉽고 비교적 개방적인 이들의 성향을 겨냥해 동성애를 확산하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퍼포먼스를 펼친다면서 속옷만 입고 동성 간의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를 취하는 행위 등은 마치 이 일대가 동성애가 합법화된 나라의 ‘성 해방구’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당초 이 행사는 홍익대 앞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장소를 옮겼다. 그러나 연세로 주민과 주변의 교회 신도 등이 거세게 반발하자 서대문구는 주최 측이 요구했던 카퍼레이드 허가를 취소하는 등 행사 전부터 논란이 예견됐다.
동성애 등 성적 취향이 다르다고 무조건 배격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성 소수자들의 인권 역시 존중되고 배려돼야 한다. 그러나 동성애 자체가 권장되거나 확산돼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낮에 길거리에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하면서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과시하듯 드러내는 것은 오히려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감과 갈등만 증폭시키는 일이다.
[사설] 동성애자 ‘퀴어 문화축제’ 갈등만 더 부추긴 꼴
입력 2014-06-10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