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지동 호산나교회(홍민기 목사)가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따뜻한 동행’은 한국교계가 벤치마킹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호산나교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작은 교회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호산나교회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고 이웃들과 따뜻한 성탄을 보내자”는 뜻을 모아 ‘따뜻한 동행’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교회 성도 1300여명이 팀을 만들어 부산·경남 지역의 미자립 교회나 농어촌 교회 107곳을 방문해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쌀 10㎏짜리 2900포대와 헌금을 갖고 어려운 교회들과 주민들을 찾아갔다. 쌀은 성도들이 모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홍민기 목사의 위임예배 때 드려진 헌금으로 구입한 것이다. 팀별로 특송, 간식, 차량도 준비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 프로그램은 홍 목사의 제안에 의해 이뤄졌다. 홍 목사는 “어렸을 때부터 작은 교회에 출석했기 때문에 시골 교회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항상 주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우리의 마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를 방문했던 호산나교회 교역자와 성도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작은 교회에 도움을 주러 갔다가 은혜를 받은 것이다. 성도들은 “예수님은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이처럼 낮은 곳에 임하셨을 것”이라며 성탄의 의미를 되새겼다. 모두들 작은 교회를 위해 기도할 것을 다짐했다.
대형 교회에서 찬양할 때 사용하는 자동반주기의 음향에 익숙한 호산나교회 성도들은 시골 교회에서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눈시울을 붉히는 성도들도 있었다. 한 성도는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넘치는 참된 성탄의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서로 간증을 주고받으면서 깊은 교제도 나누었다.
호산나교회는 이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호산나교회는 지난 6일부터 3일간 통영 도산제일교회(김용진 목사), 마산 욱곡교회(황해영 전도사), 의령 부림교회(최재영 목사) 교역자 부부를 초청해 부산 투어와 함께 푸짐한 선물을 전달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3개 교회 교역자들은 호산나교회 1·2부, 3부, 4부 예배 때 각각 설교를 맡아 복음으로 화답했다. 정혁찬 목사 등 호산나교회 부목사들은 3개 교회를 찾아가 주일 설교를 했다. 자연스럽게 강단 교류가 이뤄진 것이다.
호산나교회는 해마다 성탄절을 맞아 교역자와 성도들이 전국 미자립 교회와 농어촌 교회 100여곳을 방문하는 ‘따뜻한 동행’ 행사를 정기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미자립·농어촌 교회 100여곳과 ‘따뜻한 동행’
입력 2014-06-10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