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가 6·4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신구범 전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후보에게 도지사직 인수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 측이 '통합을 빙자한 정치적 쇼'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원 당선자의 '대통합 시도'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원 당선자는 제주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도정준비위원회'의 명단을 8일 발표하기로 했으나 갑자기 이를 연기했다. 원 당선자 측 관계자는 "도민 통합과 새로운 제주의 가치를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을 준비위원장으로 모시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며칠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원 당선자는 새도정준비위원장을 제주도지사 출신의 신 전 후보가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 확실한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당선자 측 강홍균 대변인은 "도민 통합 등을 위해 상대 후보였던 신 전 후보를 모시기로 결심하고 수차례 만나 요청한 끝에 어렵게 '심사숙고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제주도당은 긴급 성명을 통해 "벌써부터 협치를 야합으로 몰고 가려 한다"며 맹비난했다. 이어 "상대 당의 도지사 후보였던 인물을 통해 원 당선자의 통합 상징성을 과시하고 자신의 이미지 정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저열한 '정치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사전 협의 없는 독단적 밀어붙이기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새정치연합 제주도당과의 의견 교환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 전 후보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필요한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예우했다"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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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0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