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차기 ‘당권 전쟁’ 불붙었다

입력 2014-06-09 02:35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싸움이 본격화 됐다. 김무성 의원이 8일 공식 출마선언을 하면서 그동안 물밑경쟁을 펼쳤던 당권 주자들의 레이스가 시작 됐다. 다음달 14일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는 당권을 쥐는 대표최고위원을 포함해 5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된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박근혜정부 중후반기 여권 권력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당 지도부는 2016년 7월 13일까지 2년 동안 새누리당을 이끌게 된다. 특히 2016년 4월 총선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소용돌이로 당 지도부가 중도에 하차하지 않는다면 이 지도부 체제에서 총선이 치러진다.

원조 친박(친박근혜) 출신의 김 의원은 현재 비주류로 분류된다. 친박의 지지를 받고 있는 7선의 서청원 의원도 조만간 출마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친박과 비박 간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서 의원과 김 의원 중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의 권력구도는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역사가 요구하는 소명을 다하고자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다”면서 “기득권을 철저하게 버리는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당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내걸고 당권 도전에 나섰다. 그는 ‘과거냐, 미래냐’라는 제목의 출마선언문을 통해 “당권에서 ‘권력 권(權)자’를 빼겠다”면서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게 정당민주주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또 “상향식이라지만 공천 때마다 장난질을 했다”면서 “이것을 뿌리 뽑으려고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청 간 건강한 관계를 설정하겠다”면서 “국정 동반자로서 할 말은 하는 집권 여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계보인 ‘상도동계 출신’ 인사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원내대표,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자신이 현재 비주류로 분류되는 것과 관련해 “내가 친박 원조”라며 “내가 친박 울타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를 비박으로 분류해 가지치기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나는 비박이라고 생각한 적이 하루도, 한번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서 의원은 오는 10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사실상의 전대 출마를 위한 출정식 격이며 그 이후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서 의원은 박근혜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친박이 당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논리로 세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비주류 소장파 그룹에서 재선의 김영우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인제 홍문종 의원 등도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할 방침이다.》관련기사 4면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