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체 거리 활보… 동성애자 집회 이래도 되나

입력 2014-06-09 04:27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제15회 퀴어문화축제’에서 동성애자들이 동성애 문화 확산을 반대하는 교계 및 시민단체 회원들 앞에서 피켓을 들고 맞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창천교회 앞. 피켓과 물병 등을 든 3000여명(경찰추산 1000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김광중 신촌동성애반대청년연대 대표의 요청에 따라 줄 지어 앉았다.

잠시 목을 가다듬은 김 대표가 “우리는 동성애문화 확산을 반대하는 시민들이다. 동성애는 비정상적 성(性) 형태라고 생각하기에 이 자리에서 특별공연을 갖겠다”고 선언했다.

신촌 지역 학생 및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결성한 신촌동성애반대청년연대가 청소년미래발전소와 함께 준비한 이날 거리공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공연이 계속되는 동안 지나가던 한 목회자는 이들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일부 시민들은 물수건과 생수, 후원금 등을 건네고 갔다.

연세대 대학원생인 김 대표가 “선교사의 얼이 서려있는 곳이자 교육의 거리인 서울 신촌에서 ‘빤스’ 카퍼레이드라니 말이 됩니까. 어떻게 일궈온 학생들의 보금자리인데…”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호응했다.

매년 홍익대 입구에서 진행되던 성소수자들의 행사인 ‘퀴어문화축제’가 홍대 주민들의 반대로 올해 는 지난 3일부터 신촌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소식을 미리 접한 신촌 지역 주민과 학생, 교회 성도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서대문구청은 지난달 “세월호 참사로 추도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현재 사회분위기에도 적합하지 않다”며 행사장소인 연세로의 카퍼레이드 허가를 취소했다.

그러나 동성애 단체들은 경찰에 집회 신고를 했다며 행사를 강행했다. 카퍼레이드까지 강행하려다 교계 및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가로막혀 4시간 넘게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집회 참가자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축제 측과 반대집회 측 전체 부상자도 10여명이었다.

여장을 한 동성애자 이계덕(28)씨는 “예수님은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하신다”며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동성애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동성애자들은 이날 ‘퀴어 퍼레이드와 함께하는 축복대성회’라는 이름으로 축복송과 찬양을 기타로 연주하며 노래했다. 이를 목격한 성도들이 격분해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반대집회에 참석한 에스더기도운동 대표 이용희 가천대 교수는 “동성애자들은 에이즈(AIDS)감염 고위험군에 속한다”며 “이런 폐해를 숨긴 채 반나체로 거리를 활보하고 프리허그를 하며 동성애를 홍보하고 선전하는 행사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동성애 확산에 반대하는 기독NGO 예수재단은 이날 행사장 인근에서 동성결혼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동성애회복자모임 홀리라이프도 신촌 명물거리 소공원 일대에서 퀴어문화축제 반대집회를 개최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