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1분기 투자 9% 늘었다지만… 빅5 빼면 13% 줄어 투자쏠림 심화

입력 2014-06-09 02:11
30대 그룹이 올해 1분기에 약 20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투자규모가 9% 늘어났다. 그러나 30대 그룹 가운데 전년 1분기 대비 투자액을 48%나 늘린 삼성그룹 등 절반 정도만 투자액을 늘렸을 뿐 나머지는 투자규모를 줄였다. 5대 그룹을 뺀 나머지 그룹의 1분기 투자액은 전년보다 13%나 감소했다.

기업경영 평가업체 CEO스코어는 30대 그룹 소속 174개 상장사(금융회사 제외)의 올 1분기 투자규모가 총 20조5130억원으로 전년 동기(18조8510억원)보다 8.8%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그룹별 투자규모는 삼성이 6조832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설비에 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에 7000억원 등 6조2000억원을 써 그룹 전체 투자의 91%를 차지했다.

SK그룹은 지난해 1분기보다 47.5% 늘어난 2조7858억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신제품 생산을 위한 노후 장비 교체에 나서면서 지난해보다 7000억원 이상 늘어난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2조7079억원, 2조2078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두 그룹 모두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투자액이 줄었다. 포스코는 전년 동기 대비 47.5%나 감소한 1조1850억원 투자에 그쳤다.

KT의 1분기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5% 늘어난 1조1960억원이었다. 이어 롯데 5291억원(15.5%), CJ 4559억원(-24.5%), 한진 3131억원(14.1%), 현대중공업 3103억원(-2.8%) 등을 투자했다.

상위 그룹의 투자 쏠림은 더욱 심해졌다. 올 1분기 삼성그룹의 투자액이 30대 그룹의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3%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4%보다 높아졌다. 30대 그룹 가운데 5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의 투자 비중도 지난해 1분기 66.6%에서 올 1분기 73.4%로 상승했다. 이들 5대 그룹의 투자액을 제외하면 나머지 그룹의 올 1분기 투자액은 지난해 1분기보다 13.4% 감소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