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황금사자상 쾌거] 조민석 커미셔너는… 건축가 집안 출신, 미술도 관심

입력 2014-06-09 02:06
황금사자상의 주역인 한국관의 조민석(48) 커미셔너는 건축가 집안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임진각 등을 설계한 건축가 조행우씨이고 형은 건축을 전공한 후 1세대 인디그룹 ‘황신혜밴드’의 멤버로 활동한 조윤석씨다.

조 커미셔너는 아버지가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건축에 흥미를 가졌다. 그렇지만 초·중·고교 시절에는 미술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건축이 미술 못지않게 창의성이 필요하고 스케일이 큰 종합적인 일이라는 데 끌려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와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나온 뒤 뉴욕 콜라튼 맥도날드 스튜디오와 폴쉑 앤드 파트너스에서 건축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총감독인 렘 쿨하스가 소장으로 있는 네덜란드 설계사무소 OMA(Office for Metropolitan Architecture)에서 여러 지역 다양한 건축과 도시 계획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1998년 건축가 제임스 슬레이드와 뉴욕에서 ‘조슬레이드 아키텍처’를 설립한 그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다 2003년 귀국해 건축사무소 ‘매스스터디스’를 열었다. 대표작으로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 ‘딸기가 좋아’를 비롯해 강남구 청담동 ‘앤 드뮐레미스터 숍’, 서초동 ‘부띠크 모나코’, 다음 제주 본사인 ‘다음 스페이스닷원’ 등이 있다.

뉴욕 건축연맹에서 주관하는 ‘미국 젊은 건축가상’(2000년)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부띠크 모나코’는 독일건축박물관이 2008년 선정한 세계 최우수 초고층 건축상(International Highrise Award) ‘톱 5’에 포함됐다. 2010년 중국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으로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수여하는 건축 부문 은상을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은 현재 끊임없이 앞을 내다보고 있고 전혀 뒤를 돌아보고 있지 않은데 이런 관점에서 시의적절한 과제였고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 역할을 맡아 기뻤다”고 밝혔다. 이어 “언젠가 남북한 국기 두 개를 나란히 걸어놓고 어떤 극적 요소도 없이 그냥 좋은 전시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