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을이 7·30 재·보궐 선거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로 공석이 된 지역구에 여야 거물급 인사들이 대격돌을 예고하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사퇴하면서 동작을 판세는 더욱 요동치는 분위기다. 여권 실세인 이 수석이 대표주자로 수성(守城)에 나서야 야권의 공세를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가 힘을 얻으면서다. 동작을 주민들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정 전 의원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하지만 이 수석까지 동작을 격전에 가세할 경우 한 선거구에만 지나치게 관심이 집중된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으로서는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8일 “이 수석이 동작을에 나오면 정권심판론이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방선거에서 겨우 막아낸 정권심판론이 다시 불거지고 다른 이슈들까지 집어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칫 패배할 경우에는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걱정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이 수석이 다른 선거구로 방향을 틀 수도 있다.
이밖에 자천타천 동작을 후보로 거론되는 여권 인사들 면모도 화려하다. 대권주자들까지 하마평에 오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출마 후보군으로 꼽히고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 뛰어들었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언급된다.
야권에서도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인물들의 이름이 동작을 출마설에 오르내린다. 18대 총선에서 정 전 의원과 붙었던 새정치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을 비롯해 천정배 상임고문, 금태섭 대변인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계안 전 의원과 허동준 지역위원장도 잠재적 후보군이다. 여기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도 새정치연합 후보로 동작을에 출마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동작을 선거는 각 정당 내 예선전인 경선부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본선에서는 여야 거물들 간 빅매치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관심이 집중된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대통령 복심’ 이정현까지… 여야 거물들 ‘동작을의 혈투’ 예고
입력 2014-06-09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