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미국 시민이 세 명으로 늘면서 미 국무부가 초긴장 모드다. 북한 여행을 자제하라고 경보까지 발령했지만 미국인들의 북한에 대한 호기심만 키운 꼴이다.
6일 억류가 확인된 제프리 에드워드 포울(56)은 4월 말 관광차 북한을 방문, 미국으로 떠나기 전 호텔에 성경을 놔두고 나왔다는 이유로 북한 당국에 붙잡혔다. 앞서 억류된 토드 밀러(24)는 미국 내 북한전문여행사 ‘우리투어’를 통해 들어간 뒤 소란을 피웠다며 체포됐다. 지난해 관광객 일원으로 방북한 6·25전쟁 참전용사인 메릴 뉴먼(85)과 2012년 말 이후 1년7개월째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45) 역시 관광 비자를 받고 북한에 들어갔다가 발이 묶였다. 이들 중 뉴먼만 고령으로 추방됐을 뿐 나머지 세 명은 언제 풀려날지 기약이 없다.
상황이 이렇자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이 북한을 여행할 경우 북한 당국에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북한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7일 “국무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북한 관광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의 북한 여행 자제 경고도 먹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대체로 선교활동을 핑계로 미국인 관광객을 볼모로 잡고 있다. 포울의 성경 케이스가 그렇고, 케네스 배도 선교활동을 통한 국가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 북한이 선교활동에 민감한 데 대해 정부 당국자는 “기독교 등이 확산되면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유일사상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美 “北 여행하지 말라”강력 권고… 北, 유일사상 훼손 우려 억류
입력 2014-06-09 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