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가 “정무부지사는 야당 지도자들의 추천을 받아 기용하겠다”고 말했다. “통합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도 했다.
남 당선자는 8일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자신의 사무실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이 여러 사정상 정무부지사를 추천하지 않을 경우 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이기 때문에 도의회 추천이라도 받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소감은.
“간신히 이겼다. 나를 찍은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나를 찍지 않은 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초박빙 승부였다. 승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새누리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경기도만은 이겨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또 중도층이거나 야권을 지지하는 분들이 ‘남경필 후보는 여권 안에서도 바른말을 한 정치인이 아닌가’라고 말하는 걸 자주 들었다. 원조 쇄신파로 활동하며 일관되게 주장한 것은 상식과 통합이었다. 경기도민들이 그런 일관된 의지를 믿어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 ‘혁신도지사’라는 슬로건으로 임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혁신은 ‘통합·경청·현장’이다. 모든 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 현장을 항상 찾겠다.”
-어떻게 혁신을 보여줄 것인가.
“나부터 바뀌겠다. 선거과정에서 내 소유의 제주도 땅과 관련해 논란이 됐던 부분은 별 문제는 없지만 깨끗이 정리해 제주도나 국가에 기증하겠다. 그동안 여러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이제 말 대신 내 스스로의 행동으로 보여주겠다. 민심을 전할 일이 있으면 대통령을 직접 만나 말씀드리겠다.”
-도지사로서 통합을 어떻게 실천한 것인가.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는 여야, 진보·보수가 따로 없다. 경기도는 도지사만 여당이고 도의회 다수당과 교육감이 야당이다. 내가 국회의원을 하면서 그동안 대통령들에게 ‘왜 야당의원들과 따뜻한 밥 한 끼 같이 안 먹고, 진심어린 협조를 못 구하느냐’고 비판해 왔다. 나는 경기도의회를 존중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물론 인접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허심탄회하게 자주 얘기하겠다.”
-어떤 경기도를 만들고 싶은가.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다.”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식기반 일자리, 문화 콘텐츠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 경기 북부지역에는 개성공단의 쌍둥이 공단을 유치하겠다. 개성공단에서 가공된 제품을 쌍둥이 공단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하면 ‘메이드 인 코리아’가 된다. 이들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계획은.
“소방공무원과 안전공무원을 확충하겠다. 또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경기도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안산 단원고가 위치한 경기도의 도지사다. 세월호 참사 수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방선거가 끝나고 지난 현충일에 팽목항을 다시 찾았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이 진상규명에 무관심해지고 실종자 수색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약해질까봐 걱정하고 있다. 가족 여러분의 삶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끝까지 챙기겠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 오래 있었는데.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12일 동안 사고 현장에 머물렀다. 내 눈으로도 믿지 못할 정부의 미숙한 대처와 무질서를 목격했다. 지금 진행 중인 국회 차원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하려고 한다.”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
“지금 도정을 준비하는 일도 정신이 없다. 도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지금 대권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대권은 그걸 목표로 쫓는 자가 쟁취하지 못한다.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간 자가 국민의 부름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정무부지사는 야당 추천받아 기용… 통합 실천할 것”
입력 2014-06-09 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