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고비’ 겨우 넘긴 투톱 안철수·김한길… ‘2차 시험대’ 앞에 서다

입력 2014-06-09 02:5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6·4지방선거라는 ‘가파른 산’을 넘자마자 또다른 어려운 숙제를 받게 됐다. 당 안으로는 지방선거 후폭풍과 함께 당직 개편, 당 밖으로는 7·30 재·보궐 선거 등 만만찮은 과제가 놓여 있다.

◇‘탕평인사’ 당직 개편으로 리더십 회복 숙제=김 대표는 8일 일본군 위안부 배춘희 할머니 빈소를 조문했고, 안 대표는 아예 공식 일정이 없었다. 공식 일정을 최소화한 두 대표는 휴식하며 정국 구상에 몰입했다. 당장 당직 개편이 문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선거 이후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 김관영 대표 비서실장 등이 사의를 표명했다. 여기에다 당 정책위의장, 민주정책연구원장의 임기도 만료됐다. 핵심 당직 5자리가 비는 셈이다. 당직 인선은 당 화합 및 재보선 전략과도 직결돼 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른 계파 의원들을 삼고초려해서라도 적극 영입해야 한다”며 “외연을 넓혀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관계없이 능력 있고 합리적인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당직 개편은 옛 민주당과 안 공동대표 측이 합당한 이후 첫 번째 맞는 주요 인사이기 때문에 안 대표의 ‘색깔’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당내 기반이 얕은 두 공동대표로선 이런 필요성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친노·386 등 강경파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과제다. 당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최재천 본부장이 정책위의장으로, 민병두 전 전략홍보본부장이 민주정책연구원장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 경우 ‘돌려막기 인사’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재보선은 ‘혁신공천’ 과제=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30재보선 공천 문제도 만만찮다. 출마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동영 손학규 천정배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을 적절히 배분해야 하면서 국민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공천 혁신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새 정치와 새 인물이라는 정치혁신 관점에서 공천을 해야 한다”면서도 “선거는 승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누가 이길 수 있느냐’도 고려해야 한다. 쉽지 않다”고 전했다.

성공적인 재보선 공천은 당내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경기·인천 광역단체장 선거 패배와 호남권 무소속 돌풍을 끄집어내 안·김 공동대표를 공격하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적잖다. 특히 호남에서는 무소속 후보에게 참패한 원인 중 하나가 ‘나눠먹기’ 공천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전북도당위원장인 이춘석 의원이 사퇴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7·30재보선은 안 대표의 정치 노선을 드러낼 첫 공천 기회이기도 하다. 지방선거의 경우 광역단체장은 현역이 많았고, 기초단체장은 ‘무공천’ 소신을 가졌던 안 대표로선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 재보선 공천에서는 안 대표의 ‘중도·합리적인 성향’을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지도부 인사들 사이에 나온다.

이 과정에서 계파 다툼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 안 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당선자의 압승에도 불구하고 전략공천이라는 점 때문에 두고두고 뒷말이 나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