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일본이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너무 잘해서 샘이 날 정도입니다. 한때 아시아의 맹주로 우리와 평행선을 그리며 나란히 질주했지만 지금은 한 걸음 앞서 나간 듯합니다. ‘숙적’ 일본의 선전이 마냥 반가운 소식일 리는 없을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일본의 경기가 있는 날마다 우리나라 인터넷은 요동칩니다. 8일에도 그랬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에서 일본과 잠비아가 상위권을 오르내렸습니다.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템파베이 레이몬드 제임스 경기장에서 잠비아에 골 폭격을 퍼부은 일본의 승전보에 우리 네티즌이 하루를 넘겨 반응한 결과입니다.
류현진(27·LA 다저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7승을 수확했지만 네티즌의 시선은 승리를 자축하는 일본 선수들에게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상승세는 인상적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19일 벨기에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3대 2로 승리한 뒤 뉴질랜드(4대 2), 키프로스(1대 0), 코스타리카(3대 1), 잠비아(4대 3)를 연이어 격파했습니다. 7개월 동안 5전 전승입니다. 같은 기간 2승 4패로 부진한 우리나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성적이죠.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인터넷에서 우리나라의 조별리그 탈락과 일본의 16강 진출을 섣부르게 확신한 전망과 분석이 늘어난 이유도 이 때문일 겁니다. 일각에서는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에서 묵묵하게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선수들을 향한 야유까지 나왔습니다. “무조건 일본보다 잘해야 한다”는 비정상적 경쟁심에서 비롯된 반응입니다.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은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정상을 놓고 경쟁하는 숙적일지 몰라도 월드컵에서는 유럽과 남미의 잔치에 초대를 받은 변방의 손님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고 해서, 또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월드컵의 선전과 부진을 가늠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성적입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친절한 쿡기자] 日 축구 상승세 날 세우는 네티즌 훈련 중인 우리 선수에 야유까지…
입력 2014-06-09 04:27 수정 2014-06-09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