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맏형’ 서청원 의원도 곧 출사표… 7선 정치경륜·대통령과 소통 내세울 듯

입력 2014-06-09 04:27

'친박 맏형' 새누리당 서청원(사진) 의원은 10일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호흡 및 오랜 정치 경륜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서 의원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서 의원은 '새누리당이 정권을 거듭 재창출하려면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의 기조발표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대에 도전하는 비전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공식 출마 선언은 세미나 이후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발표할 예정이다.

서 의원 측은 6·4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된 여당 지지층의 결집력을 주목하고 있다. 서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격전지로 분류되던 지역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지지층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서 의원 측은 박 대통령과 흉금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여당 대표상(像)을 제시하고 있다. 한 친박(친박근혜) 의원은 "당·청 사이에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는데 서 의원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당 대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서 의원이 7선으로 새누리당 최다선이고,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뒤에는 야당을 포용하려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도 서 의원 측이 꼽는 강점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강 대(對) 강' 대치를 이어가다 박 대통령이 추진했던 국정 어젠다들이 줄줄이 발목만 잡혔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전대 기간 당 개혁 방안을 제시하면서 '책임 있고 힘 있는 대표' 콘셉트도 강조할 계획이다. 단순히 대통령을 안정적으로 보좌할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당의 자생력도 함께 키울 수 있는 대표라는 점을 내세워 당원들에게 호소한다는 방침이다. 패배 우려감이 높았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이긴 것은 서 의원에게 청신호로 관측된다. 경기도 화성갑을 지역구로 둔 서 의원은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경기 지역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 시장직을 야당에 내준 것은 부담이다.

급변한 당 안팎의 환경도 서 의원에게 녹록지만은 않다.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친박 진영은 조직력의 한계를 노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같은 충청도 출신의 이완구 원내대표가 추대 방식으로 선출된 것도 서 의원에게 마이너스 요인으로 지목한다. 그러나 비박계 인사로 분류되는 정의화 국회의장이 지난달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내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고 그 반작용으로 친박 중진인 서 의원이 힘을 받게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서 의원과 이날 출마선언을 한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전대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전대 결과에 70%가 반영되는 현장투표가 1인2표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향후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후보에 따라 판세는 바뀔 여지가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