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조만간 발표될 총리 인선과 개각을 놓고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선 결과가 미니 총선이라고 불리는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이번 인선이 청와대발(發) 악재로 작용할지 노심초사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 문턱에도 가지 못하고 낙마한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 사례가 또다시 반복되면 참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높다. 당 고위 관계자는 6일 “일할 기회를 한번만 더 달라고 호소했는데 청와대가 인선을 엉뚱하게 할까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여야는 7·30 재보선에 예민하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일정도 7·30 재보선 이후인 8월 4∼8일로 잡았다. 혹시라도 청문회가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인사 실패가 반복될 경우 이번 재보선에 대형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특히 이번 개각은 한두 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 개각 수준으로 단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저기서 지뢰가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총리·장관 후보자들을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거질 경우 민심은 다시 새누리당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이 7·30 재보선에서 지면 국정 주도권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넘어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번 개각을 통해 기용된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마저 인사 검증의 문턱을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할 경우 국민들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다’면서 완전히 등을 돌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인선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청와대가 국민적 지지를 받는 신선한 인사를 전면에 내세우면 당 지지도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인사 헛발질을 반복할 가능성은 적다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JTBC에 출연해 후임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 “청렴과 결백, 전문성은 기본”이라며 “정서적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고 대통령과 가치, 철학, 국정운영에 대한 이해를 같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친박(친박근혜)이든 야당 인사든 정당과 관계없이 누구든 좋다”면서 “좋은 분을 추천해주면 대통령께 추천하겠다”고 말했다. 또 7·30 재보선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인 인물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국민이 원하는 분이고 당선 가능성이 크다면 저희가 아무런 조건 없이 모셔올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총리 인선·개각 앞두고 새누리당 노심초사
입력 2014-06-07 06:14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