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의 조기 해외유학 때문에 생겨난 '기러기 아빠·엄마' 이야기는 정말 비극입니다. 한창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시기에 홀로 외롭게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또한 그 희생을 치르면서도 정작 우리 자녀들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현미(53·분당 만나교회 권사) 교장이 모아국제학교(MOA Global Academy)를 설립한 이유다.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에 있는 학교 교무실에서 만난 이 교장은 자녀들의 조기 해외유학 때문에 가족이 떨어져 살아야 하는 현실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그는 “해외유학을 가기 전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며 “특히 언어 공부와 현지 교육 시스템을 충분히 익히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준비 없이 유학길에 올라 언어 장벽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거나 좌절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기 해외유학이 정말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 올바르고 최선의 선택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교육 전문가들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난감했다. 하나님께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을 위해 한몸 바쳐 헌신하겠으니 도와 달라”는 기도를 매일 드렸다.
기도를 시작한 지 몇 달, 하나님은 결국 그에게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정부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지혜를 주셨다. 국내 학교에 다니면서 방과후학습만으로도 미국 유·초·중·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초·중·고교 과정인 브리지웨이 아카데미(bridgeway Academy)의 졸업장이 수여되기 때문에 별도의 검정고시를 치르지 않고 특별전형 등을 통해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전 세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특히 크리스천 홈스쿨 커리큘럼인 ACE(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를 일찍 시작한 학생 중에는 10대 중반에 모든 과정을 마치고 미국 대학에 진학한 경우도 왕왕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두 자녀를 키운 경험이 국제학교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밑바탕이 됐다고 털어놨다. 두 자녀가 외국에서 유·초·중·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았는데도 미국 명문대학 및 대학원에 좋은 성적으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현재 이 학교 교무실장을 맡고 있는 딸 정다은 교사는 이화여대에서 영어영문학과 정치외교학을 복수전공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예술정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 아들 정종훈 교사는 국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 바로 입학, 교육법과 교육경영을 전공해 성공적인 자녀 유학 사례로 꼽히고 있다.
“하나님께서 제게 천사 같은 아이들을 선물로 주셨을 때의 그 감격을 잊지 못합니다. 작곡과 지휘를 공부하고 교회와 선교단체 등에서 성가대를 지휘하면서 아이들의 올바른 교육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것이 국제학교를 설립한 배경이지요.”
올바른 자녀 교육 방법에 대해 묻자 그는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학생들이 교사에 이끌려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학습 방법이다.
이 교장이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하는 것은 공부 외에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함이다. 그는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했고 혼낼 때도 마지막에는 늘 칭찬으로 끝을 맺었다고 간증했다.
“100점 맞은 아이에게는 칭찬이 돌아가지만 1개 틀려서 95점 맞은 아이에게는 ‘왜 틀렸어’라는 질책이 돌아간다면 그때 그 아이의 자존감은 ‘확’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성적이나 숫자로만 아이들을 판단하지 말고 아이들 각자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며 아이들의 인성교육은 물론 자존감을 높이는 데 공을 들여야 합니다.”
이 교장은 요즘 음악 과학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는 특별강연에 힘쓰고 있다. 청소년기에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이들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의 인생과 신앙 간증을 듣고 국제적인 리더와 신앙 비전을 꿈꾸도록 지도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만큼 이 학교 교직원들은 모두 해외 명문대학을 졸업한 실력파들이다. 특히 해외 명문대를 졸업한 이 교장의 가족들이 학교 업무를 돕고 있다. 온 가족이 정말 좋은 교육과 배움터를 일구고 싶은 뜻을 모은 것이다. 미국 코넬대 박사 출신인 남편 정대균(분당 만나교회 장로) 경희대 생명공학원 유전공학과 교수도 특별초청 강연 교사로 있다.
교직원 및 학생들은 신앙생활에 열심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채플시간을 갖고 성경을 정식 과목으로 채택해 공부하고 있다. 이 교장은 일반 국제학교가 받아온 입학금과 발전기금을 모두 없앴다고 말했다. 개교회와 성도들에게 후원을 받아 교육비 또한 다른 국제학교에 비해 저렴하고 목회자 자녀 장학금과 영재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대표회장 이만신(서울 중앙성결교회 원로) 목사의 딸이기도 한 이 교장은 “학교 이름 모아(MOA)는 ‘Miracle Of Apostle’(제자의 기적)의 첫 글자를 딴 것”이라며 “우리 자녀들이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보내신 목적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 목적에 맞게 스스로 준비하고 이를 이루어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게 사는 방법이며 행복한 인생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1899-1718·moaacademy.com).
이현미 교장
△1961년 인천 출생 △연세대 음대 학사(작곡 전공)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지휘 전공) △미국 이타카 칼리지 및 줄리아드학교 수학(지휘 전공) △전 중앙성결교회 찬양대 지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합창단과 한국기독교문화사업단 합창단 '더모아' 지휘 및 단장 △모아국제학교 교장 △성남 만나교회 권사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기독여성CEO 열전] (21) 이현미 모아국제학교 교장
입력 2014-06-09 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