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타깝게 패했던 강원 충북 대전에 대한 복기(復棋)에 들어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아니라 앞으로 있을 각종 선거에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 때문이다.
강원 충북 대전에서 패한 표차를 모두 합치면 4만8473표다. 특히 강원은 1만2137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5만표만 더 얻었다면 이번 선거에서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이 세 곳의 주요 패인을 ‘현역 시장·도지사 프리미엄’으로 보고 있다. 강원과 충북에서는 최문순 지사와 이시종 지사가 각각 새정치연합 후보로 나와 재선에 성공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로 인한 ‘조용한 선거’ 분위기가 새누리당의 이들 지역 선거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강원지역 의원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후보들은 모두 2등으로 선거전을 시작했다”면서 “맹추격하는 후보 입장에서는 과감한 선거운동을 펼쳐야 했는데 조용한 선거 분위기 탓에 공격적으로 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충북지역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자체에 도민들의 관심이 높지 않아 따라가는 입장에서는 선거 전략에 애를 먹었다”면서 “선거 막바지에서야 ‘박근혜 마케팅’이 먹혀 초접전 양상으로 치닫다가 결국 열세를 면하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전의 패인은 내분이 주요 원인이다. 이 지역 새누리당 의원은 “기존 새누리당 조직과 지난 대선 전에 합류한 자유선진당 조직이 하나가 되지 못했다”면서 “같은 편인데 의견이 서로 다르니 일사불란한 선거전을 펼칠 수 없었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대전의 맹주들이 서로 딴 생각을 해 새누리당 후보 지지에 소극적이었다”면서 “막판에는 박성효 후보와 기존 새누리당 조직만이 선거운동을 하고 나머지는 팔짱만 끼고 지켜만 본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비판했다.
후보 개인의 문제, 후보와 선대위 간 갈등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가 선거전을 독단적으로 치렀다”면서 “당과 지역 의원들이 선거를 ‘이렇게 치러야 이긴다’고 조언하면, 후보가 ‘내 선거이니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조언을 묵살했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후보가 선거 캠프 참모들의 말조차 듣지 않아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석패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향후 선거전략 구상에 반영할 계획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강원·충북·대전 敗因은 현역 프리미엄”
입력 2014-06-07 06:13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