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표들이 6일 서울 동작구 현충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9회 현충일 추념식에 지각하거나 불참해 ‘무성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는 전부 지각을 했다. 김 대표는 추념식 행사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를 넘어 첫 순서인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이 끝난 뒤 겨우 미리 마련된 자신의 자리에 도착했다. 안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이어진 묵념이 끝난 뒤 행사장에 입장했다.
통합진보당 오병윤 원내대표와 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아예 불참했다.
반면 정의화 국회의장,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관진 국방부 장관, 황찬현 감사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행사 시작 한참 전 도착해 있었다. 오전 9시54분에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입장했다. 통상 3·1절과 8·15광복절 등 국가기념일 행사에는 대통령이 입장하기 전 입법·사법·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미리 도착하는 게 상례다.
이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보다 늦게 도착하거나 참석하지 않은 것은 예의에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헌신을 되새기는 행사 시간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무슨 개혁과 진보를 외치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야당은 박 대통령을 경호하는 행렬 때문에 주변 교통이 꽉 막혀 불가피하게 늦거나 참석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지각한 것이 아니다”며 “행사 시작 전 이미 도착했지만 대통령 차량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그런데 대통령이 도착하자마자 국기에 대한 경례가 시작됐고, 경례 중에는 이동할 수 없어서 끝난 뒤 행사장으로 공동대표 두 분과 원내대표가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오 원내대표의 불참 이유를 “차가 막히는 바람에 도저히 참석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정의당 관계자도 “도로가 많이 막혀서 행사 시간을 도저히 맞출 수 없었다”면서 “중간에 들어가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 의전실에 곧바로 통보하고 불참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그럼 국회의장 등 미리 도착한 인사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느냐”면서 “행사 30분 전에만 도착했더라도 입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野 대표들, 현충일 추념식 지각·불참 논란
입력 2014-06-07 06:12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