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습기 시장 1위는 누굴까. 이 질문에 위닉스와 LG전자가 서로 다른 ‘정답’을 들고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누가 1위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제습기 시장이 해마다 커지면서 1위가 갖는 마케팅·브랜드 효과가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약 250만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09년 4만대와 비교하면 5년 만에 60배 넘게 성장하는 셈이다. 이제는 가전업체들이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건 상당수 소비자들이 제습기를 처음 구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습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 자연스레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 1위 업체라는 수식어가 단순히 명예 때문이 아니라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 셈이다.
제습기 선발 업체인 위닉스는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60만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고 6일 밝혔다. 당연히 시장 1위는 자신들이라고 강조했다.
Gfk 자료에 따르면 LG전자가 점유율 20%대 중반, 삼성전자가 10%, 그 외 업체들이 10% 정도다. 위닉스는 올해 제습기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LG전자는 Gfk 자료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LG전자는 자사 제품이 주로 ‘LG 베스트숍’에서 판매되는데 여기서 팔리는 양은 Gfk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LG전자는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의 시장점유율 조사(소매제품 판매 기준)를 인용해 2007년부터 글로벌 제습기 시장에서 자신들이 7년 연속 판매 1위를 지켜왔다고 주장한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제습기 광고까지 하면서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에 대해 위닉스는 국내 유통물량 자료도 제출하지 않는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비즈카페] 위닉스·LG “제습기 시장 내가 1위”
입력 2014-06-07 06:12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