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회고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속 좁고 독재적”이라고 한방 날렸다.
CBS를 비롯한 미 언론들은 오는 10일(현지시간) 출간을 앞둔 클린턴 전 장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사전 입수해 5일 주요 내용을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에 분개하고 반대 의견과 토론을 탄압하는 등 속이 좁고 독재적인 것으로 판명 났다”고 적었다. 전날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연약하다’(weak)고 표현하며 조롱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푸틴이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 동부로 넘어가지 않고 자제한다면 이는 권력과 영토에 흥미가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팽창정책이 러시아 공격을 초래했다는 견해에 동의할 수 없다. 동유럽 국가들이 나토 동맹국이 아니었다면 러시아를 억제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해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탈레반에 억류됐다 포로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난 보 버그달 병장 논란에 대해 “탈레반과 협상은 수년간 전쟁을 치른 미국인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포로 맞교환) 기회를 봤고 그것을 잡았다. 이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본 원칙이 있다”며 “미 군복을 입고 있으면 누구라도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그달의 행위나 견해와 무관하게 엄연한 미군 병사인 그를 귀환시키는 게 최고사령관의 의무라는 것이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클린턴 “푸틴, 속 좁은 독재자” 출간 앞둔 회고록서 밝혀
입력 2014-06-07 06:12 수정 2014-06-07 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