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선수들은 지난달 29일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단체로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았다. 그리고 이튿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0시간이 넘는 긴 여정을 거쳐 마이애미에 도착한 선수들은 곧바로 무더위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다들 얼굴에 핼쑥해질 정도였다.
기성용과 이범영은 4일(한국시간) 미열과 감기 증상을 호소하며 훈련에 불참했다. 이청용, 이용도 같은 증상으로 미니게임을 하지 않고 벤치에서 쉬었다. 지동원도 훈련 후 미열 증상을 보여 홍명보호는 비상이 걸렸다. 홍 감독은 아픈 선수들이 속출하자 5일 선수들에게 하루 휴식을 줬다.
다행히 하루 동안 푹 쉰 선수들은 정상적인 몸 상태를 회복했다. 혹시 이들은 감기가 아니라 황열병 예방접종 후유증에 시달린 것은 아니었을까? 알다시피 감기란 것이 하루 만에 낫는 경우는 잘 없다. 이들이 보인 증상은 감기가 아니라 황열병 예방접종에 따른 후유증으로 보인다.
황열병은 아프리카와 남미 지역의 풍토병이다. 주로 모기에 의해 감염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브라질 전역을 황열병 예방접종 권장지역으로 설정했다.
문제는 후유증이다. 한 의학 전문가는 6일 “예방접종 후 3∼4일 후에 약 20∼30% 정도 후유증을 호소한다”며 “증상은 미열, 두통, 근육통 등 감기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예방접종 후 사흘 정도 술을 마시지 말고 무리한 운동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지난달 12일부터 파주 NFC에 입소했다. 이날 모인 선수는 9명이었다. 나머지 선수 14명은 소속팀 일정에 따라 차례로 입소했다. 먼저 입소한 선수들은 회복 훈련을 했고, 본격적인 훈련은 같은 달 21일부터 시작됐다. 만일 선수들이 한가할 때 일찌감치 황열병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면 좀 더 좋은 컨디션에서 마이애미 전지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의 건강관리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마이애미=김태현 기자
[타임아웃] 열병 앓는 홍명보號… 건강관리 구멍
입력 2014-06-07 06:08 수정 2014-06-07 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