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주께서 쌓아두신 은혜

입력 2014-06-07 01:47 수정 2014-06-07 06:30

시편 31장 19∼24절

우리는 늘 행복하고 어려운 일이 없는 삶을 살길 바랍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바람 잘 날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웃는 날보다 슬픈 날이 많은 인생살이에서 항상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요.

본문을 보면 시편 기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 큰 고통을 겪습니다. 근심으로 온몸이 쇠약해져 있고(9절), 일생을 슬픔과 탄식으로 보내고 있습니다(10절). 또 모든 대적과 이웃에게 욕을 당해 친구들이 떠납니다(11절). 명성이 자자했던 시편 기자는 이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사람이 돼 버렸고 주변에 남은 사람들조차 호시탐탐 그의 생명을 노립니다(12∼13절).

헤쳐나올 수 없는 고통 중에도 시편 기자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믿음으로 승화합니다. 시편 기자가 한순간도 잊지 않은 것은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에게 피하는 일이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난공불락의 산성과 요새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주께 피해야만 세상의 죄악을 멀리할 수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그랬기에 시편 기자는 자신의 영혼을 주의 손에 부탁하며 오직 하나님만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앞길과 원수 갚는 일을 모두 다 하나님께 맡깁니다(15·18절). 미래는 오로지 하나님의 통치 영역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오늘이 힘들지라도 하나님이 준비한 내일의 축복을 믿었습니다(19절).

사방으로 어려움을 당함에도 변함없이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의지할 뿐 아니라 두려워한 건 그가 광신도라서가 아닙니다. 남다른 믿음과 소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편 기자가 큰 고난을 겪고 있는 모습만 보면 하나님이 정말 그를 사랑하는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그도 한때 “내가 이제 주님의 눈 밖에 났구나!”라며 울부짖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으셨다고 고백합니다(22절). 그는 이 과정에서 하나님은 결코 나를 버리시는 분이 아니라 한결같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제 그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게 됐다고 고백합니다(21절).

그래서 시편 기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을 두려워하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하자고 권합니다. 또 하나님의 백성들을 향해 강하고 담대하라(24절)고 촉구합니다. 만일 성도들이 세상에서 어떤 이유든지 강하고 담대하게 살지 못한다면 이는 하나님을 믿지 못한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때 두려움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 염려할 수 있으나 곧 담대히 일어서기 때문입니다. 낙심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본다면 오히려 강하고 담대해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이 어제의 미래이듯 죽음 너머에는 반드시 영원한 사후세계가 있습니다. 성경 여러 곳에도 천국과 영생에 대한 약속이 많이 기록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어떤 고난을 만날지라도 희망을 잃지 맙시다. 현실이 힘들고 어려울수록 이겨내는 최선의 방법은 내일에 대한 소망을 확고하게 붙잡고 사는 것입니다. 설령 온갖 비방과 악한 꾀를 계획하며 나를 괴롭히는 이들이 있더라도 낙심하고 하나님을 원망치 마십시오. 하나님께선 자신을 부르짖는 자의 원수를 반드시 갚으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자를 위해 놀라운 은혜를 준비해 놓고 계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고 어떤 경우에도 낙심하지 않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