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ECB는 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0.25%에서 0.15%로 인하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0.5%에서 0.25%로 낮춘 후 7개월 만이다. 또 시중은행이 ECB에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도 현 0.0%에서 -0.1%로 낮아졌다. 한계대출금리 역시 0.75%에서 0.40%로 낮췄다.
초단기 예금금리가 마이너스 금리인 것은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은행이 ECB에 돈을 예치할수록 손해를 보도록 만들어 대출을 촉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예견됐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과 유로화 강세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유로존은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 역시 4월 0.7%에서 지난달 0.5%로 8개월째 0%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금리인하 후 기자회견에서 “현 금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겠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 자산유동화증권(ABS) 매입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경기가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는 이어 저금리장기대출 프로그램(LTRO·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의 첫 규모가 4000억 유로에 이르고, 오는 9월과 12월에도 LTRO가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LTRO는 ECB가 회원국 은행에 1%대의 저금리로 3년간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방지하고 기업 대출을 유발할 수 있다. 이미 2011년 말과 2012년 초 두 차례 은행권에 1조 유로가 넘는 저금리 자금이 제공되면서 유로존 자금조달 금리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유럽중앙銀, 초단기 예금…마이너스 금리 처음 적용
입력 2014-06-06 04:48 수정 2014-06-06 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