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사장 해임안 가결

입력 2014-06-06 10:48 수정 2014-06-06 11:06
보도 독립성 침해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길환영 KBS 사장이 6·4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해임됐다.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5일 “임시이사회(여당 측 7명·야당 측 4명) 표결에서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찬성 7표, 반대 4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여당 측 7인 중 3인이 길 사장의 직무능력 상실을 이유로 해임을 찬성한 결과다. 3년 임기 중 절반을 넘긴 길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출석, 소명했지만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여당 측 양성수 이사도 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길 사장은 지난달 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에서 사태가 촉발된 지 35일 만에 해임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달 9일 김 전 국장 폭로로 청와대의 인사·보도 외압 의혹이 제기된 뒤 야당 측 이사들은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제출했다. 두 차례 임시이사회가 열렸지만 표결은 연기됐고 길 사장은 의혹을 부인하며 파업에 강경 대응했다.

지난달 19일 KBS기자협회가 제작거부에 돌입하면서 방송 파행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KBS 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가 공동 파업에 돌입하고 지난 4일 선거 개표방송이 부실하게 진행되면서 길 사장의 책임론이 부각됐다.

첫 내부 승진자이자 PD 출신인 길 사장은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이사회가 해임한 두 번째 사장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회의 해임안을 받아들이면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 선정 절차가 시작된다. 보도 독립성 침해 당사자인 청와대의 책임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라 후속 행보가 주목된다. 양대 노조는 6일 오전 5시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