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환영 사장 해임안 가결

입력 2014-06-06 10:43 수정 2014-06-06 11:06

보도 독립성 침해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길환영 KBS 사장이 6·4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해임됐다.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5일 “임시이사회(여당 추천 7명·야당 추천 4명)에서 표결을 진행한 결과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찬성 7표, 반대 4표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길 사장은 이사회에 출석해 입장을 소명했지만 결국 사장 자리에서 쫓겨나게 됐다.

지난달 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된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논란에서 사태가 촉발된 지 35일 만이다. 길 사장은 지난달 9일 김 전 국장의 폭로로 청와대의 인사·보도 외압 의혹이 제기된 뒤 사내 구성원들로부터 거센 사퇴 압력을 받았다. 야당 측 이사 4명이 길 사장의 해임제청안을 제출했고, 지난달 26일과 29일 임시이사회가 잇따라 열렸지만 표결은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길 사장은 의혹을 부인하며 노조 파업에 강경 대처를 천명해 왔다.

이에 KBS기자협회가 지난달 19일 제작거부에 돌입하며 방송 파행이 시작됐다. 지난달 29일 KBS노동조합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사상 처음 공동 파업에 돌입했고 전국적으로 국장과 부장, 팀장급 간부의 80% 이상이 보직 사퇴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다.

지방선거 개표방송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부실 개표방송에 대한 길 사장 책임론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사회가 길 사장을 해임키로 하면서 양대 노조는 6일 오전 5시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한다.

첫 내부 승진 케이스인 길 사장은 이로써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이사회가 두 번째로 해임한 사장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KBS이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 해임을 제청하게 된다.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향후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뽑는 절차에 돌입한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