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최대 이슈 중 하나였던 ‘앵그리맘’의 표심은 정치보다는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선택했다. 이변이라고도 할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는 이들이 여야 정치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을 분명히 표시했다는 방증이다.
진보 교육감은 보수의 아성 대구·경북(TK)과 대전·울산을 제외한 전국을 싹쓸이했다. 이런 현상 이면에는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획일적인 경쟁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노와 반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혁운 순천향대 교수는 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는 학교가 시대의 변화를 교육으로 풀어내지 못해 일어난 비극”이라며 “진보 성향 교육감의 대거 당선은 경쟁 일변도의 획일화된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정치적 심판”이라고 설명했다.
정치평론가 유용화씨는 “(앵그리맘 현상은) 세월호 참사로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수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인천·광주·세종·강원·충북·충남·경남·제주 등 8곳의 교육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이라는 점도 두드러진 특징이다. 사실상 전교조에 대한 국민들의 재신임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나머지 5곳은 민주사회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출신 교수들이다.
교육감 선거에서 분노를 분출한 앵그리맘들은 나머지 지방정부와 지방의회 대표를 선출할 때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했다.
전날 선거 마감 직후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40대 여성 득표율은 40대 남성이나 20∼30대 여성에 비해 낮았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같은 당 송영길 후보가 얻은 40대 여성 득표율도 동년배 남성보다 낮았다.
이문석 한길리서치 사회조사본부장은 “앵그리맘들은 정당을 앞세우지 않는 교육감 후보를 선택할 때 훨씬 더 후보의 교육 이념과 공약, 인지도에 집중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당 이름부터 정치색깔이 확연한 나머지 선거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투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진보 교육감에 몰표… 정치인엔 뿔뿔이
입력 2014-06-06 10:43 수정 2014-06-06 11:06